日정부 『경기회복 가능성』…공식보고서 발표

  • 입력 1998년 12월 8일 19시 49분


‘일본경제에 봄이 오나?’

일본 정계 관계 재계에서 지난달말 이후 ‘경기저점(底點)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정부가 8일 ‘경기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공식보고서를 내놓아 주목된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이날 발표한 ‘12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경기침체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경기악화와 개선을 시사하는 지표가 교차해 변화의 태동도 느껴지고 있다”며 “경기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가 경기회복의 근거로 삼은 주요 변수는 소비회복 움직임. 백화점의 가전제품 판매가 9, 10월 연속으로 작년 동기보다 10%이상 늘었고 슈퍼마켓의 매출액도 식료품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고용감소추세는 완만해지고 있다. 또 도쿄(東京)증시의 주가회복과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가산금리(저팬 프리미엄) 인하로 금융불안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이는 새벽이 오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것과 마찬가지”라며 낙관적 전망을 강조했다.

일본의 경기회복 논쟁은 지난달 하순 사카이야장관과 시오야 다카후사(鹽谷隆英)경제기획청차관이 ‘개인적 견해’로 “일본의 불황이 곧 바닥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4대 경제단체의 하나인 경제동우회 우시오 지로(牛尾治朗)대표간사는 “일본불황은 이미 바닥을 쳤다”며 ‘경기저점 통과’를 선언했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에서 즉각 반론이 나왔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농수산상은 “정부경제정책을 대표하는 경제기획청장관이 감(感)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이며 앞으로는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발언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경영자단체연맹 네모토 지로(根本二郎)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경기가 바닥을 친 것같지 않다”며 “우시오대표가 개인적 느낌에 바탕을 두고 경기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경기선행지표 중 가장 중요한 설비투자는 여전히 감소 추세이며 주택건설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정부의 공식 견해는 이제 ‘일본경제의 봄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일본경제의 조기 회복여부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등 아시아 각국에도 큰 관심사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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