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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6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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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당의 압승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및 경제침체 등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보수적 투표성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만독립을 표방한 민진당이 승리할 경우 양안관계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타이베이시장선거에서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후보가 제1야당의 현시장 천수이볜(陳水扁)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6일 발표했다.
입법원선거에서도 국민당은 1백76개 선거구중 96곳에서, 야당인 민진당과 신당은 각각 52곳과 7곳에서 승리했으며 무소속 등이 20곳에서 승리했다. 국민당은 득표율에 따라 할당되는 의석수를 포함 총의석 2백25석중 1백23석을 차지해 과반수(1백18석)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정국운영에 활기를 띄게 됐다.
한편 가오슝(高雄)시장에는 민진당의 셰창팅(謝長廷)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국민당의 현시장 우둔이(吳敦義)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국민당은 이번 선거 승리로 2000년 3월로 예정된 차기 총통선거에서 1949년 이래 유지해온 집권을 이어갈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러나 타이베이시장에 당선된 마잉주 당선자가 유력한 차기총통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어 리덩후이(李登輝) 현총통과의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대만의 관측통들은 리총통이 출마를 시도할 경우 헌법에 금지된 3선여부로 격심한 파란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총통은 88년 사망한 장징궈(蔣經國)총통의 잔여임기 승계를 포함해 현재 2선을 기록중이다.
중국은 대만선거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은 하지않고 있으나 일단 민진당승리라는 우려했던 사태가 빚어지지 않아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은 대만선거와 관련, “대만독립 획책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등 대만선거에 간접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베이징(北京)의 외교소식통들은 대만선거 이후 양안관계가 일단 현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화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왕다오한(汪道涵)해협회장의 대만방문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한편 대만과의 정치적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강수진기자·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