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통화정책도 「제3의 길」』…22일 성명채택

입력 1998-11-20 18:59수정 2009-09-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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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영국 등 유럽연합(EU) 11개국 재무장관들은 내년부터 공식출범하는 유럽단일통화(유러)의 운용원칙으로 ‘제3의 길 통화정책’에 합의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19일 밝혔다.

이들 재무장관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유러 통화정책의 골격이 담긴 성명을 정식 채택할 예정이다.

‘새로운 유럽의 길―유럽통화연맹(EMU)의 기본틀과 경제개혁’이라는 제목으로 나올 이 성명은 유러 운용을 담당할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 인플레 대처와 더불어 고용증진과 성장을 우선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성명 초안은 특히 “ECB는 성장과 고용을 고려해 물가안정 목표를 추구하는 통화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 사회민주당 계열의 좌파가 대거 집권중인 EU의 정책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명은 또 통화정책과 임금정책간의 원활한 조정을 위해 노조와 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도 ECB에 요구하고 있다.

유러출범을 약속한 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에는 ECB의 역할을 ‘물가안정 달성’으로 국한하고 있다. 성명은 이제 ECB의 역할과 기능도 사회안정적 측면을 위해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촉구하는 셈이다.

유러가 출범하면 기존의 미 달러 및 일본 엔화 중심의 국제통화체제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 제3의길 통화정책이란 ▼

정의된 개념은 아니다. 앤서니 기든스 영국 런던경제대학장의 ‘제3의 길’ 이념에 걸맞은 경제정책 및 통화정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3의 길이란 시장 제일주의와 경쟁 위주의 경제에 국가가 간섭해 ‘삶의 질’을 보장하는 사회를 지향하자는 것.

성명 초안이 성장과 고용을 중시한 것도 바로 이같은 철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ECB가 경우에 따라 ‘인플레를 감수하고서라도’ 경기확장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내용은 92년 마스트리히트조약과는 상당히 배치되는 성격.

마스트리히트조약은 ‘통화가치의 안정’을 중앙은행의 유일한 존재이유로 규정하고 있다.

성명은 또한 유럽의회에 ECB를 견제할 권한을 주고 있어 ‘중앙은행의 철저한 독립성 보장’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모두가 마스트리히트조약의 근본이 됐던 독일 보수파 정권이 무너짐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으로 EU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고실업을 어떻게든 해소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이다.

<브뤼셀·도쿄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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