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는 지금 「생지옥」…허리케인으로 수만명 사망실종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23분


허리케인 ‘미치’로 2백년만에 최악의 재난을 당한 중앙아메리카에서 미치가 물러간후 이곳 국민은 질병과 기아, 극심한 경제적 피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타격이 심한 니카라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5개국 정상들은 9일 산 살바도르에 모여 위기극복대책을 논의하고 채권국에 부채경감 등 지원을 호소했다.

중미 5개국 정상들은 이날 미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50억달러가 넘었다고 밝혔다.

▼인명피해〓인명피해는 공식집계만으로도 사망 1만1천5백명, 실종 1만3천명에 이른다. 온두라스에서는 3만여명의 주민이 폭우와 산사태로 고립돼 2주일 이상 기아와 질병에 허덕여 일부는 죽어가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조관계자들은 도로가 끊긴데다 헬기 등 구조장비가 부족해 온두라스 콜루케카강 늪지에는 수백구의 시체가 널려 있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미처 치우지 못한 시체를 새들이 뜯어먹는 참혹한 광경도 목격됐다고 말했다.

▼경제적 피해〓온두라스의 경우 농작물의 65%, 가축의 35%가 피해를 보았으며 수백곳의 다리와 도로가 끊겨 국민경제의 25%가 마비됐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전세계 바나나 수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온두라스는 바나나 농장 상당수가 피해를 보았으며 온두라스와 니카라과의 커피원료 생산도 20∼30% 이상이 줄었다.

온두라스와 니카라과는 60% 이상의 도로 다리가 부서지고 전기 통신이 끊겨 사회기반시설을 복구하는데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국제사회의 원조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9일 긴급원조금으로 8천3백만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채무상환연기 채무탕감 등을 EU 집행위에 요청했다. 미국은 군인들과 항공기를 파견해 재난지역의 구조활동을 돕고 있으며 지난주 7천만달러의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16∼17일에는 빌 클린턴대통령을 대신해 힐러리여사가 온두라스와 니카라과를 방문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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