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투자 『자라목』…신규투자 대폭 후퇴

  • 입력 1998년 10월 11일 20시 22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대부분 기업들이 해외직접투자를 취소하거나 축소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해외직접투자 상위 50개 대기업(응답업체 32개사)을 대상으로 ‘금융위기 이후 해외직접투자 현황과 계획’을 조사,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75%가 ‘상반기 중 해외 현지법인의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에 미달했다’고 응답해 현지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경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응답도 75%.

하반기에나 1,2년 내 해외직접투자 계획을 세웠던 업체는 63%인 20개사였으나 이 가운데 16개사는 계획을 수정했다.

총 94건에 달하는 계획수정 사례 중 △취소는 30건 △연기 39건 △규모축소 17건 등인 반면 규모 확대는 7건에 불과해 금융위기 이후 해외직접투자 계획의 91%가 축소지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진출한 현지법인에 대해서도 응답업체의 50%는 ‘현 투자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했으나 △22%는 규모축소 △또다른 22%는 매각 및 철수를 단행했거나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외투자 축소의 배경으로 응답업체들은 △현지수요 급감 △국내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난 △신뢰도 하락에 따른 해외차입여건 악화 등을 꼽았다.

전경련은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감소는 향후 우리기업의 해외영업기반 상실과 대외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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