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 비용 연말까지 112조 들것』…美은행추정

  • 입력 1998년 10월 10일 19시 41분


올해말까지 금융 구조조정에 들어가야할 총 비용은 1백12조원에 이르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 1백37조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10일 한국의 금융 구조조정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추정했다.

이는 전체 금융구조조정 완료에 총 1백18조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예상치의 2.1배에 이르는 규모.

모건스탠리는 올해의 경우 신규부실이 계속 발생, 은행 구조조정에만 52조4천억원이 필요하며 금융권 전체로는 97년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인 1백12조4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또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는 신규부실과 함께 금융권의 경영수지 악화로 은행의 부실규모가 74조1천억원에 이르는 등 금융권 전체 구조조정에 1백36조9천9백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금융 구조조정에 총 1백18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중 64조원은 국공채 발행 등 재정 지원을 통해, 나머지는 금융기관의 증자나 해외투자유치 등 자체 노력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원책을펴고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이승훈(李承勳)이사는 “한국은 먼저 금융 구조조정에 드는 비용과 이를 위해 확보된 공적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올해는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모두 50조원의 채권을 발행해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지만 향후 2년간 추가로 발생할 부실채권에 대한 대책은 세워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은행들이 정부 지원분을 제외하고는 부실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은행 자체 증자는 거의 불가능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도 내년에 한국경제가 회복돼야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정부가 통화증발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만 투입돼야 하며 재벌들에 흘러들어가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재벌의 한계 계열사들을 과감하게 퇴출시킴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의 부채는 97년 한국 GDP의 1.9배인 8백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통신 및 서울 제일은행의 해외매각 주간사.

미국 투자자의 98%가 이 회사가 작성하는 지수에 의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반병희·신치영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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