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정상회담 매년 갖기로…「새 파트너십 선언」발표

  • 입력 1998년 10월 8일 19시 1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8일 한일 양국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 1회 이상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도쿄(東京) 영빈관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포함한 11개항의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일본외상은 공동선언문 부속문서로 △대화채널 확충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협력 △경제분야 협력관계 강화등 5개분야 43개항으로 구성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양국은 11월말 홍장관과 고무라외상을 비롯해 경제분야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서 한일각료회담을 열고 행동계획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공동선언은 오부치총리가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국민에게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해 통절(痛切)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오부치총리의 역사인식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평가하는 동시에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아키히토(明仁)천황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방한할 수 있도록 여건조성에 노력할 것”이라며 일본천황 초청의사를 거듭 밝히고 오부치총리의 방한도 초청했다.

오부치총리는 “공식문서에 과거사에 대한 정부 입장이 명확하게 표명된 만큼 일본 정부 책임자들과 국민이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6월 처음 열린 한일안보정책협의회를 앞으로도 매년 1회이상 열고 한국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청장관의 상호방문, 양국 함정의 상호방문을 비롯한 부대간 교류를 추진하는 등 안전보장 분야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대북정책 공조를 위한 각급 차원의 정책협의, 포괄적인 고위급 경제협의, 농업분야 고위급 실무대화, 유엔 담당부서간 정기협의, 환경정책 대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일본수출입은행을 통해 30억달러 규모의 대한(對韓)차관을 연리 2.3% 3년거치 5년상환 및 사실상 전액 비연계조건으로 연내에 제공키로 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 양국 정상은 94년 북―미간 제네바합의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북한 핵계획 추진 저지에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으로 유지해가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대북경수로 지원사업비 분담협정 체결방침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이날 한일어업협정에 가서명하고 이중과세방지협약과 외교관사증면제 교환각서, 취업관광사증 협정 등에 서명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이제 두 나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도쿄〓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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