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 金대통령-재일동포 간담회]민단-北국적동포 한자리

  • 입력 1998년 10월 8일 07시 19분


도쿄(東京) 뉴오타니호텔에서 7일 오후 열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재일동포들과의 간담회장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민족의 저력을 확인하고 과거 한때 반목했던 사람들까지 함께한 ‘화해의 장’이었다.

7백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은 “제가 고난 속에 있을 때 성원해준 분이 많다”고 운을 뗀 뒤 “그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해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 중에는 민단 신용상(辛容祥)단장 등 관계자를 비롯해 김대통령이 핍박받을 당시 일본에서 지원 활동을 편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또 북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초대됐다.

73년 8월 도쿄시내 그랜드 팔레스호텔에서 벌어졌던 납치사건 당시 일본에서 김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조활준(趙活俊·68)씨, 하의도초등학교 동창생인 김종충(金鍾忠·77)씨 등은 남다른 감회를 느끼는 듯했다.

대통령 당선을 보고 “내 인생에 이런 날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조씨는 그러나 “권위주의나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를 바로 잡지 않으면 이번엔 김대통령 정권에 비난이 쏟아질 차례”라며 확실한 개혁을 주문했다.

북한 국적으로 논픽션 작가인 김찬정(61)씨 등도 남북화해와 국적과 관계없이 재일동포를 중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간담회에 초대됐다. 김대통령은 “일본 땅에서 설움과 고통을 받으며 살아온 동포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4번이나 기립박수를 치며 “조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