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외교관추방」갈등 계속…26일 양국외무회담 결렬

  • 입력 1998년 7월 27일 06시 49분


한국과 러시아는 26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외교관 맞추방사태’ 이후 악화조짐을 보이던 한―러관계를 정상화하려 했으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참석차 필리핀을 방문중인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마닐라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외교관 맞추방사태’ 수습과 한―러 우호협력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일단 ‘외교관 맞추방사건’이 ‘불행한 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를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그러나 ‘외교관 맞추방사건’이 발생한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이견을 보여 당초 이날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려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양측은 당초 사전 실무협의를 통해 양국간 건설적 동반자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때 김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키로 했었다.

양측은 또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상호방문하는 문제도 사전논의했으며 박장관은 “김대통령이 내년 5월 러시아를 방문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약속까지 준비했었다.

〈마닐라〓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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