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스펀 FRB의장 『亞 경제위기 악화 가능성』

입력 1998-07-22 19:26수정 2009-09-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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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1일 “아시아 경제위기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 보고에서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는 물론 홍콩 싱가포르 대만 경제의 급격한 하강을 지적하며 “아시아 경제상황은 각별한 관심사항으로 이들 나라의 경제가 계속 악화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최근 급격히 둔화한 반면 노동력 수요는 여전히 크고 국내 금융수요도 만만치 않아 인플레 촉발위험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노동력 부족과 임금상승으로 인플레 우려가 생기면 미국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인플레에 대한 유례없는 강력한 경고여서 주목된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즉각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몰리게 되고 이는 달러가 고갈된 아시아 지역의 외환위기를 심화시킨다. 미국의 경기 및 금리는 이처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즉각 파장을 미친다.

작년 하반기에도 미국에서 금리인상 논의가 있었으나 갑자기 확산된 아시아 경제위기가 미국경제를 냉각시킬 것으로 예상돼 보류됐다. 그러나 아시아 위기의 영향이 뚜렷하지 않자 다시 금리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금리인상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나타나는 ‘금융장세’는 더욱 가열될 수 있다. 또 금리인상으로 아시아 위기가 러시아와 남미로 확산되고 제너럴 모터스(GM)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미 경제도 침체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는 오히려 금리인하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가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만 거꾸로 미국 금리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역시 아시아 경제동향이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빨리 회복하면 미국은 금리인상 카드를, 반대로 아시아경제의 침체가 길어지면 현상유지 또는 인하카드를 선택하는 구조인 셈이다.

아시아 경제위기가 미 경제에 어떤쪽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은 “FRB가 일단 ‘구두개입’에 그치고 실제행동은 미룰 것”으로 보고 있다.

〈허승호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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