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4龍신화 이젠 끝』…남미-동유럽 고도성장 주역준비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동아시아 고도성장의 신화는 끝나고 남미와 동유럽이 뜬다.’

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고도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힘찬 경제기관차였던 동아시아 경제가 지난해 중반이후의 금융위기로 기력을 잃고 있다.

반면 급격한 시장개방에 따른 후유증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남미 경제가 최근 활력을 되찾고 있다.

또 90년대 초반부터 시장경제원리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면서 경제성장을 꾸준히 추진해온 동유럽 경제 역시 성장엔진에 힘이 붙어가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특히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고 있어 국제 투자자본이 이곳으로 몰릴 경우 앞으로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와튼경제연구소(WEFA)가 최근 발표한 ‘장기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와 동유럽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5년 이내에 동아시아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96년 10억6천만달러에서 지난해 22억5천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앞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은 6%를 넘어 과거 ‘아시아의 4마리 용’과 비슷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재준(李載濬)연구원은 “남미 국가들은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높은 인플레를 가져와 경제위기를 맞았으나 최근 강력한 긴축정책을 통한 경제안정과 수출주도형 산업으로의 구조개편 노력을 가속화해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국가들은 또 석유 등 자연자원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빈약한 아시아 국가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유럽에서 고도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유럽의 세마리 용’은 헝가리 체코 폴란드.

이들 ‘동구 3용’은 앞으로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특히 폴란드는 러시아에 투자됐던 자본이 이탈하면서 집중적으로 몰려 증시를 달구는 등 경제활황을 보이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최근 임금수준이 높아지고 환율이 불안정해진 아시아에서 점차 발을 빼고 현지생산공장을 멕시코 등 중남미와 동유럽 등으로 옮겨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의장은 “동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완화되지 않고 일본과 미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거나 러시아경제가 악화할 경우 제2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세계경제가 혼란에 빠져 중남미나 동유럽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는 제삼의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