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라크 화학무기 공포」 방독면 확보전쟁

  • 입력 1998년 2월 12일 19시 35분


제2걸프전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스라엘에서는 방독면 확보전쟁이 벌어지는 등 전쟁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로부터 39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이스라엘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 탄저균 등 생화학무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방독면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방독면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독면 배급소에는 연일 새벽부터 시민들이 장사진을 치는 등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찰은 배급소 부근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질서 유지에 나섰다. 방독면은 지급하자마자 당일분이 동이 나 시민 대부분은 허탕을 치고 있으며 지급량을 늘리라고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방독면을 받으려고 벽을 타고 올라가던 임신부가 떨어져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발생했다. 방독면 제조업체들은 “원자재가 2주일 생산분밖에 없다”고 밝혔으며 군 관계자는 “특히 8세 이하 어린이용 방독면의 경우 수요량의 20%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방독면 긴급 수입에 나서는 한편 국민에게 낡거나 작아서 쓰지 않고 있는 방독면을 반환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국민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의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다 이를 사용한다면 그 대상은 이스라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염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츠하크 모르데차이 이스라엘 국방장관까지 나서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우리에게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국민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텔아비브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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