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교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인종차별을 한 혐의로 구속됐던 뉴욕의 한 경찰관이 감옥에서 나오자 마자 버젓이 다시 근무를 시작해 뉴욕경찰이 인종차별을 묵인 또는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뉴욕 타임스가 『이 사건은 경찰국이 야만적인 경찰관을 언제쯤 해고시킬지 지켜볼 수 있는 연구사례』라고 꼬집는 등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경찰당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95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청과상을 하는 한국인 동포 김기태씨와 고객간에 벌어진 말다툼. 고객은 김씨가 거스름돈으로 위조지폐를 주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바쿠아다노라는 남미계 경찰관은 김씨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20달러를 다시 내주라고 명령했다.
김씨가 항의하자 경찰은 그를 아스팔트바닥에 팽개치고 구둣발로 온몸을 짓밟아 김씨는 얼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동양의 짐승들은 패야 알아 듣는다』는 인종차별적 말을 여러차례 했다.
경찰은 나아가 김씨가 공무집행을 방해했고 반항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재판에 회부했다.그러나 여판사 미키 셰러는 경찰관 바쿠아다노가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고 폭행을 하는 등 직권남용을 했다며 바쿠아다노에게 7백시간의 사회봉사명령과 김씨의 치료비 1천여달러를 물도록 판결했다. 경찰관은 이에 불복하다 판사에 의해 법정구속됐다.
90일간 수형생활을 끝낸 그가 지난주부터 뉴욕경찰국에서 다시 근무를 시작하자 언론과 시민들이 「뉴욕경찰의 뻔뻔스러움」을 고발하고 나섰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