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환요구 북방4개섬 원래는 미군점령지…비밀문서 발견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소련은 2차대전 종전 직전 미국과 쿠릴 열도를 분할, 점령하기로 밀약을 했었으나 전쟁이 끝나자 이를 무시하고 쿠릴 열도 전체를 점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현재 러일간에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의 「북방 4개섬」을 미군 점령지역으로 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의 영유권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같은 사실은 미소(美蘇) 군사대표단이 작성, 미국 국공립문서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일본 패전시 미소 군사행동 범위 분할지도」를 캘리포니아 대학 하세가와 기(長谷川毅)교수(역사학)가 발견함으로써 확인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소 양국은 45년 2월 열린 얄타회담에서 군사대표단간 접촉을 통해 일본 패전 후 일본이 통치하고 있던 극동 지역 전반에 대한 양국 점령범위에 대한 밀약을 하고 분할지도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일본 본토 전역과 38선 이남의 한반도를, 소련군은 만주와 사할린 남부 및 38선 이북의 한반도를 점령키로 합의했다. 쿠릴 열도는 미소가 분할해 실리킨 등 쿠릴 열도 북부 4개섬은 소련, 구나시리(國後) 등 「북방 4개섬」을 포함한 중남부 20개 섬은 미국의 군사행동 범위에 포함됐다. 하세가와 교수는 또 미 육군작전계획부의 아널드 장군이 45년 8월 알래스카 주둔 미군사령부에 보낸 극비전보에서도 「쿠릴 열도 중 북부 4개 섬을 제외한 나머지 해역은 미군의 군사행동 범위라는 것이 최근 미소 합의사항」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세가와교수는 『소련이 이같은 미소 밀약을 무시하고 쿠릴열도 전체를 점령, 자국 영토에 편입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에 발견된 「쿠릴열도 분할합의지도」는 러시아의 「북방 4개 섬」 영유 근거를 취약하게 하는 증거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소련의 스탈린이 쿠릴 열도 전체 점령을 통해 미소 밀약을 무시한 이유와 미국이 이를 묵인한 이유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동경〓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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