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암클럽」아십니까?…癌걸린 美최고경영자 모임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미국에는 저명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비즈니스클럽이 여럿 있지만 이중 최고경영자들이 가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 클럽이 하나 있다. 바로 암에 걸린 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CEO 암클럽」이다. 그래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이 모임에 최고경영자가 가입하게 되면 해당회사는 경영상 과연 어떤 영향을 받을까. 코카콜라의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회장은 지난 5일 폐암선고를 받았다. 그는 월요일인 8일 주식시장이 문닫는 시간에 맞춰 이 사실을 공표했고 이와 함께 치료기간중 회사업무를 처리할 임원간 역할분담도 밝혔다. 그 내용은 매우 치밀해서 회장이 수개월 또는 그 이상 자리를 비워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준비 덕분인지 다음날 주식시장에서 58달러짜리 코카콜라의 주식은 불과 37센트 떨어졌을 뿐이었다. 지난 92년 이 클럽에 가입하게 된 펩시의 웨인 캘로웨이 회장의 경우 자신이 전립선암에 걸린 사실을 즉각 공표했고 수술기간을 제외하고는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공표했다. 펩시콜라의 주가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캘로웨이는 최근 은퇴할 때까지 일을 계속했는데 그동안 회사는 경영상 특이한 변화가 없었다. 역시 전립선암에 걸린 세계 최대 컴퓨터 칩메이커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의 경우 지난 94년말 휴가중 암에 걸린 사실을 확인하고는 휴가가 끝나는 즉시 이를 임원진에 알렸다. 그는 29일간 계속된 고준위 방사선치료기간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일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 기간중 인텔은 오히려 수익이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최고경영자가 암으로 사망한 기업들조차도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맞지 않았으며 특히 소유와 경영이 조화롭게 분리된 회사일수록 영향이 적다고 분석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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