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체험기]캐나다4년 거주 소정인씨

  • 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유치원에 기현이를 입학시키고 나서 며칠간은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영어도 못하는 데다 혹시 동양아이라고 놀림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장님과 상의했더니 『먼저 친구를 사귀게 해서 유치원생활에 재미를 붙이도록 하고 어머니도 유치원에 자주 나오라』고 권유했다. 원장님은 우선 우리집 근처에 사는 벤을 기현이와 짝지어줬다. 벤은 기현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손짓 발짓을 해가며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고 유치원 이곳 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유치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선생님은 또 오마라는 친구를 소개해 줬는데 이렇게 유치원 아이들과 하나 둘 특별한 관계가 되다 보니 기현이는 어느새 자기네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가 됐다. 아이들 덕분에 우리와 벤네 집은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주 다정한 이웃으로 지낼 수 있었다. 한번은 오마도 우리 집에 초대했는데 그의 엄마는 전화를 걸어 집의 위치와 아이들에게 해 줄 음식의 종류, 얼마동안 놀 수 있는지를 자세히 물었고 약속시간에 정확히 아이를 데려오고 다시 데려가는 것이었다. 낯선 외국생활에서 아이들 교육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가정과 가정을 이어주는 유치원의 교육방법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소 정 인씨〈필자는 상사주재원의 아내로 92년부터 95년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남매(11,9세)를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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