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권주자들]남아共 차기대통령

  • 입력 1996년 12월 21일 09시 55분


「權宰賢 기자」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임기는 99년까지다. 99년이 되면 81세가 되는 만델라는 이를 의식, 자신의 후계자로 이미 타보 음베키 부통령(54)을 공식지명한 상태. 만델라는 올해 7월 영국방문에서 「음베키 대망론」을 터뜨렸고 국내로 돌아와서 이를 공식화했다. 음베키는 올해 6월 국민회의의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제2부통령이 연정을 깨고 나가면서 유일한 부통령으로 남아 이미 총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전당대회에서 당권도 물려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후계구도는 사실 94년 당시 ANC전국위원장이던 음베키가 그와 함께 ANC내 차세대지도자로 손꼽히던 시릴 라만포사 ANC사무총장을 물리치고 제1부통령에 뽑힐 때부터 예상됐던 일. 만델라는 남아공의 미래가 경제부흥에 달렸다는 신념하에 이념적 투사 이미지가 강한 라만포사(44)보다는 국제적 감각과 ANC내에서 드물게 경제문제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갖춘 음베키를 선택한 것이다. 이제 음베키의 최대라이벌은 역시 최대야당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국민회의의 데 클레르크 전대통령(60). 그는 범죄가 만연하는 「치안부재」, 공식실업률만 20%에 달하는 「경제불안」, 만델라 주변 ANC인사들의 무능과 수뢰설로 확산되는 「정치불신」으로 인한 「만델라이후」에 대한 중산층의 두려움을 파고들고 있다. ================유력후보 2人================= ▼ 음베키 부통령 ▼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세련된 이미지에 경제학 석사라는 지적 면모도 갖춘 음베키는 ANC지도자들의 애정을 담뿍 받는 반아파르트헤이트투쟁의 적자. 그는 영국 런던대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서섹스대에서 경제학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소련에서 군사교육을 수료한 이후 ANC의 홍보 및 외교창구를 맡아 80년대 대(對)남아공 금수조치가 전세계로 확산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가 카지노의 대부로부터 정치자금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한 반투 홀로미사 차관이 최근 석연찮게 해임되면서 그에 대한 도덕적 검증론이 대두되고 있다. ▼ 클레르크 前대통령 ▼ 보수파의 본거지 트란스발의 국민회의 명문가 출신으로 포체프스트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1년간의 변호사 활동을 발판으로 72년 의회에 진출, 84년 보타정권하에서 교육부장관에 올랐다. 85년엔 보타 대통령의 자유화조치를 철회시킨 원흉으로 지목되며 골수강경파로 명성을 떨쳤으나 89년 국민회의 당수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종차별 철폐의 기수로 변신, 만델라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94년 대선에서 패배, 만델라 아래 제2부통령에 취임했던 그는 올해 6월 ANC와의 동거를 청산하고 국민회의를 수권야당으로 변신시키는 또다른 도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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