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20명-신임 임원 81명 인사
계열사 중심 독립경영 체제 강화
신동빈 장남 신유열은 바이오 지휘
정현석 백화점 대표, ‘최연소’ 수장
롯데그룹은 26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20명(33%)을 교체했다. 지난해 CEO 21명(36%)을 바꾼 것을 고려하면 2년 새 전체 CEO의 3분의 2를 바꾸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단 4명은 전원 용퇴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0)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39)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맡게 되며 역할이 확대됐다. 롯데지주는 “비상경영 상황 속 턴어라운드를 만들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과 지속적인 혁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인적 쇄신에 중점을 뒀다”며 “실행력 강화 중심의 조직 변화, 세대 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 등으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 2년 연속 ‘쇄신 기조’
롯데그룹은 이날 롯데지주 등 36개사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슈퍼 등 유통 계열사를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 CEO 20명이 교체됐다.
롯데백화점 대표로 발탁된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50)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다. 2020∼2024년 유니클로 국내 사업을 운영하는 FRL코리아 대표를 맡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 전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57)는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웰푸드 대표에는 서정호 혁신추진단장 부사장(56), 롯데건설 대표에는 오일근 부사장(57), 롯데e커머스 대표는 추대식 전무(53)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오너 3세’인 신 부사장의 역할도 강화됐다. 신 부사장은 앞서 2023년, 2024년, 2025년 정기인사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으로 매년 승진한 바 있다. 올해는 사장으로 승진하진 않았지만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59)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그룹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하게 됐다.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도 주도한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65),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63),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62),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65) 등 부회장단 전원은 물러난다.
●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각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9년간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롯데지주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미래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맡고 있는 롯데지주는 실무형 조직으로 개편한다. 재무혁신실장을 맡고 있는 고정욱 사장(59)과 경영혁신실장인 노준형 사장(57)이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재무 및 경영관리, 전략 및 기획 등 두 파트로 나눠 조직을 운영할 방침이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59)은 국내 대기업 최초 직무 기반 HR제도 도입 등 그룹 전반에 HR혁신을 추진한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임원 규모는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전체 신임 임원 중 10%에 해당하는 8명의 신임 여성 임원이 발탁됐다. 그룹 전체 60대 이상 임원 중 절반이 퇴임하며 리더십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 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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