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수출 1950억, 수입 2260억
수출액 2.0% 늘때 수입액 3.1% 늘어
이상기후에 작황 부진 ‘金배추’
외식업체들 국산김치 엄두 못내
서울 강동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반찬으로 사용하던 국내산 김치를 중국산 김치로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올해 내수경기 침체로 가게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 넘게 빠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하루에 가게에서 소비하는 김치만 20kg에 달하는데 이것만 해도 한 달에 약 3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연일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김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에 가격이 훨씬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바꾸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식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가 높아지며 올해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누적된 고물가를 버티지 못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외식업체가 늘면서 김치 무역수지는 4년째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김치 수출액은 1억3739만 달러(약 1950억 원)로 1년 전(1억3467만 달러)보다 2.0% 늘었다.
최근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늘면서 김치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김치 수출액은 2022년 1억4082만 달러, 2023년 1억5560만 달러, 지난해 1억6357만 달러 등으로 늘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도 사상 최고 수출액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김치의 최대 시장은 일본이다. 지난달까지 일본으로 김치 4755만 달러가 수출되면서 1년 전보다 4.4%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캐나다(763만 달러)로의 수출도 17.6% 증가했다. 반면 미국 수출은 5.8% 감소한 3601만 달러로 집계됐다.
김치 수출이 호조세지만 오히려 무역수지는 적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김치 수입액은 1년 전과 비교해 3.1% 늘어난 1억5946만 달러(약 2260억 원)로 집계됐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무역 수지는 2207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전년 동기(2001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10.3% 확대됐다. 김치 무역수지는 2022년부터 3년째 적자를 보고 있는데, 올해는 그 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배추와 고춧가루 등 국내 김치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중국산 김치 의존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입 김치는 대부분 중국산이며 국산의 절반에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주로 식당과 가공식품 업체에서 사용한다. 지난해 배춧값이 1포기에 1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도 배추 가격이 1포기에 7600원을 넘어서는 등 ‘금(金)배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폭염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은 배춧값 상승이 누적된 영향”이라며 “권역별 김치 원재료 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안정적으로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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