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환율에…국민연금 ‘소방수’로 투입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9일 14시 23분


전문가 “국민 노후자금 책임 기관…환헤지 역할 신중해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 2025.3.20/뉴스1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 2025.3.20/뉴스1
정부가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소방수’로 내세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다다르면 국민연금이 환헤지(위험 회피)로 환율 상승에 대한 방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 목적으로 환헤지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환헤지에 따른 투자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9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기금운용본부의 해외투자 규모는 771조3090억 원이다. 국민연금은 최대 15%를 환헤지 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최대 115조6964억 원이 시장에 투입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환헤지를 통해 선물환을 매도할 수 있다. 이는 일정 시기 이후에 달러를 팔겠다고 은행 등 금융기관과 계약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선물환 매도에 나서면 향후 달러 공급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4089.25)보다 135.63포인트(3.32%) 내린 3953.62에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02.67)보다 23.97포인트(2.66%) 하락한 878.70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8.0원)보다 7.3원 오른 1465.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18 [서울=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4089.25)보다 135.63포인트(3.32%) 내린 3953.62에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02.67)보다 23.97포인트(2.66%) 하락한 878.70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8.0원)보다 7.3원 오른 1465.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18 [서울=뉴시스]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1480원선에 다다르면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씨티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원-달러 환율 1480원선을 돌파하면 발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전문가들도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나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관이므로 투자의 관점에서 환헤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환율 ‘소방수’의 역할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연금 역할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요청으로 환헤지를 강행해 손해를 보게 되면 국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필요하다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확정적인 연금을 주겠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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