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세 소아청소년 중심 환자 발생
일본·홍콩·태국 등 주변국에서도 예년보다 이르고 크게 유행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소아과에서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스1
보건당국은 올겨울에서 다음 해 봄까지 이어지는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되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어르신과 어린이,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3일 출입기자단 대상 정례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이 지난주보다 증가했고 지난해보다도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이번 유행은 초등학생 연령층인 7~12세에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발생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질병청에서 운영 중인 의원급 의료기관 300개소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 43주 차(10월 19~25)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13.6명으로 전주 7.9명 대비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3.9명) 대비 3배 이상 높은 발생을 보였다.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 31.6명, 1~6세 25.8명으로 소아·청소년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발생을 보인다. 65세 이상은 6.9명 수준이다.
의원급 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3주 차 11.6%로 지난주 대비 4.3%p 증가했으며, 주로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이번 절기 백신주와 유사하고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 기준, 65세 이상 어르신은 약 658만 명(60.5%), 어린이는 약 189만 명(40.5%)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2주 차 기준(10월 13~19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활동은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나 주변국(일본, 홍콩, 태국, 중국)에서는 인플루엔자 활동이 지난해보다 조기에 시작되거나 환자 발생이 심하게 증가하는 등 유행 확산 양상을 보인다.
이날 브리핑에서 홍정익 감염병정책국장은 “주변국에서는 인플루엔자가 예년보다 크게 유행하고 있다”며 “남반구 유행이 지난 절기와 비슷했던 것을 참고할 때 올겨울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난 절기처럼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선경 질병관리연구기획담당관은 “과거 10년의 데이터와 지난 절기 호주를 중심으로 한 남반구의 유행 정도를 비교해 중장기 전망을 예측한 결과, 지난 2024~2025절기와 유사한 규모로 유행이 시작됐으며 (올해 우리나라에서 독감 유행이) 빨리 시작된다고 해서 빨리 끝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유행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2024~2025절기, 2025~2026절기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발생 현황. (질병청 제공) 2025.11.3/뉴스1
일본의 경우 39주 차(9월 22~28일)에 인플루엔자 시즌 시작을 선언하며 지난해보다 약 한 달가량 빨리 유행이 시작됐으며 홍콩은 지난 8월 말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이 유행 기준(4.94%)을 초과해 42주 차 현재(11.84%) 유행이 진행 중이다.
태국은 9월 초부터 주간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후 40주 차(9월 28일~10월 4일)에 가장 많이 발생(약 6만 8000명)했고 41주 차부터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예년 대비 많이 증가한 상황이다. 중국은 42주 차 기준 북쪽 지역의 인플루엔자 활동이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2.7%)하고 있으나 남쪽에선 서서히 증가(3.8%) 중이다.
임승관 청장은 “올겨울에도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65세 이상 어르신과 어린이 등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의 본격적인 유행에 앞서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 어린이집과 학교 등에서는 예방접종 권고 및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교육·홍보를 강화해 주시고, 회사 등에서는 아프면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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