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도심서 20분 내 全시설 압축
버펄로, 낙후된 주상복합 건물 재단장
日 롯폰기힐스는 건물 하나가 소도시
‘콤팩트시티(Compact City·압축 도시)’는 특정 도시의 중심부에 교통, 거주, 상업, 행정 등 각종 기능을 집약시켜 개발하는 정책이다. 몇백만 명, 몇천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서는 도심 과밀을 줄이는 게 중요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소도시에서는 불필요한 인프라 관리 비용을 줄이고 도심 공동화(空洞化)를 막는 게 시급하다는 차원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1973년 미국 수학자 조지 댄치그와 토머스 사티가 처음 제안했다. 두 사람은 특정 공간 안에 거주, 교통, 상업 시설을 압축시켜 이곳의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높이면 교통 혼잡, 에너지 소비, 대기 오염 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도야마 외에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뉴욕주 버펄로 등이 성공적으로 ‘콤팩트시티’를 구현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인구 약 65만 명의 포틀랜드는 2012년 교통, 교육, 편의 시설 등을 도심에서 20분 거리에 모두 모은 ‘20분 동네(20-min neighborhood)’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민 80%가 도보, 자전거 등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교통 체계도 개편했다.
포틀랜드에 자리 잡은 주요 기업들도 직원들의 도보 및 자전거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 전용 주차장, 샤워 시설 등을 마련했다. 자전거 부품회사 ‘크리스킹’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구내식당의 식권 포인트 및 휴가를 제공한다. 현재 포틀랜드는 미국 내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인구 약 28만 명의 버펄로는 도심의 낙후된 주상복합 아파트 ‘세네카원타워’를 재단장해 1950년 이후 쇠퇴한 구도심을 되살렸다. 당국은 2014년부터 이곳을 음식점, 쇼핑몰, 아파트 등을 갖춘 복합 빌딩으로 개발했다. 이후 인근에 대형 호텔, 박물관, 아이스하키 링크장 등도 속속 설치했다. 이를 통해 도심 상권이 살아났고 수십 년간 감소세였던 인구 또한 2020년 25만 명에서 현재 27만 명으로 늘었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거대 도시 속 특정 공간을 ‘콤팩트시티’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 일본 지사, 야후저팬, 라쿠텐 등 글로벌 대기업의 사무실, 모리미술관, 호텔, 영화관, 각종 상점, 유치원 등도 존재해 빌딩 하나가 사실상 작은 도시처럼 기능하고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도야마=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