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미 관세협상, 외환 시장 ‘부담의 씨앗’인지 드러날 것”

  • 동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저녁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 리더스 실무협의 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송은석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저녁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 리더스 실무협의 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송은석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한국에 이득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일본과 비교해도 잘한 협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미 통화스와프도 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9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만 앞설 뿐, 일본과 비교해서도 결코 잘 된 협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절반 수준인데, 투자 구조를 유사한 구조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지난 7월 30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현금 투자는 5% 미만이고 대부분은 보증 한도’라고 설명해 국민을 안심시켰지만, 현금 투자만 2000억 달러다”며 “한화로 약 284조 원에 달합니다. 결국 정부가 투자 구조를 축소·왜곡해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협상 타결 직전까지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외환시장 안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더니, 이번 협상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빠졌다”며 “2000억 달러 현금 투자 약속으로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과 환율 급등, 국가부채 증가와 같이 앞으로 겪게 될 영향과 부작용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왼쪽)이 29일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범 정책실장. 2025.10.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왼쪽)이 29일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범 정책실장. 2025.10.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외환보유액을 감소시키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연간 약 150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연 200억 달러 투자는 이미 그 한계선에 도달한 규모로, 외환보유액을 허물지 않고서는 환율 안정을 자신할 수 없는 수준이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손실 방지 장치’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이익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만 드러낼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3500억 달러 투자 합의가 진정한 ‘국익’인지, 아니면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할 ‘부담의 씨앗’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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