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정치연구소 여론조사
경제 불안감에 제도-정치 불신 겹쳐
“부모세대보다 더 잘살 것” 30% 불과
트럼프 지지율 29%로 또 떨어져
하버드대 정치연구소(IOP)가 4일(현지 시간) 30세 미만 미국인들이 심각한 경제적 불안을 느끼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가 붕괴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OP는 젊은층들에 대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는 세대”라고 표현했다.
IOP가 지난달 3일부터 7일까지 18∼29세 미국인 2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94%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13%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64%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거나 실패했다고 답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에 대한 지지율은 29%로 나타났는데, 이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26%, 27%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공화당을 나타내는 단어로 ‘부패(corrupt)’를 꼽았고, 민주당을 대표하는 단어로는 ‘약하다(weak)’를 꼽았다.
이처럼 미국 젊은층이 제도와 정치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배경으로 IOP는 경제적 불안감을 꼽았다. 응답자의 37%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으로 골랐으며, 의료(15%), 주거(12%) 등을 꼽은 이들도 많았다. IPO는 미국의 정치가 경제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인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부모 세대보다 더 잘살게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4분의 1은 ‘부모 세대보다 더 못살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인공지능(AI)이 미래에 직업 측면에서 기회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응답도 44%를 기록했다. AI에 대한 불안감도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존 델라 볼프 IOP 여론조사국장은 “젊은 세대가 자신들을 지탱해야 할 시스템과 제도들이 더 이상 이 세대에게 안정적이고, 공정하며,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민주주의와 경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건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