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댓글 이력 공개 한달, 어떤 변화 있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7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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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카카오 다음에 이어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 지 한 달째, 연예계 안팎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사진) 등 연예인들도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스포츠동아DB
포털사이트 카카오 다음에 이어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 지 한 달째, 연예계 안팎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사진) 등 연예인들도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스포츠동아DB
■ DJ 박명수 “댓글 보기가 편해졌어요”

본인 삭제 줄고 댓글 작성도 신중
연예계서도 “악성댓글 감소 체감”
공론의 창구 실종, 역기능 지적도


포털사이트 다음은 작년 10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 문제에 책임을 공감한다”며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어 네이버도 지난달 5일 그 뒤를 따랐다. 또 그동안 작성자가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던 댓글 이력을 3월19일부터 전면 공개하고 있다. “악성 댓글(악플)을 줄이고 댓글 본래의 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작성자의 댓글 목록을 통해 어떤 내용의 댓글을 달았는지 등을 전부 볼 수 있다. 연예인과 관련한 갖은 악성 루머와 이들을 향한 혐오성 비난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포털사이트 댓글창이 모두 닫힌 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 “진작 했어야 했다” 연예계는 ‘환영’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던 잘못된 댓글 문화의 자정을 목표로 한 포털사이트의 결정은 일단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네이버 데이터랩이 공개한 댓글 통계에 따르면 연예뉴스 댓글이 폐지되기 직전 일요일인 3월1일 80만5636개의 댓글은 5일 37만4318개까지 감소했다. 댓글 이력 공개 방침도 변화를 가져왔다. 시행 직전 일요일인 3월15일 자신의 댓글을 삭제하는 ‘본인삭제’ 비율은 12.1%였으나 5일 8.9%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댓글의 양이 줄고, 스스로 삭제하는 비율도 현저히 낮아지면서 “댓글 작성에 신중해졌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예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악성 댓글과 거리가 멀어진 것을 체감한다”는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방송인 박명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확실히 댓글을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며 “조금만 더 일찍 했으면 몇 사람 구했을 것 아니냐”고 포털사이트들의 좀 더 적극적인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도 “소속 연예인이 악성 댓글을 직접 볼 기회가 줄어 마음이 놓인다”며 공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악성 댓글은 범죄라는 인식이 더 확고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공론 창구 상실” 아쉬움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반응과 여론을 확인하기 힘들다는 아쉬움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안모(32)씨는 “평소 새로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반응을 네이버 댓글로 확인해왔는데 갑자기 사라져 답답한 구석이 있다”며 “아직 댓글창이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트를 동시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뉴스 댓글 폐지가 근본적인 악성 댓글 방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댓글창이 사라지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가 새로운 ‘악플 험지’로 떠오르거나, 연예인의 SNS에 직접 찾아가 악성 댓글을 다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6일 “연예인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반면, 공론의 창구가 사라지는 역기능도 있다”며 “일정기간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조사와 관찰, 자료 수집 등을 거쳐 어느 쪽의 편익이 더 큰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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