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변성현 의기투합…‘불한당원’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2일 06시 57분


배우 설경구(왼쪽)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함께했던 변성현 감독(오른쪽)과 다시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70년대 정치판 이야기를 그린 ‘킹메이커’를 합작할 계획이다. 동아닷컴DB
배우 설경구(왼쪽)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함께했던 변성현 감독(오른쪽)과 다시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70년대 정치판 이야기를 그린 ‘킹메이커’를 합작할 계획이다. 동아닷컴DB
1970년대 배경 새 영화 ‘킹메이커’ 촬영 예정
‘불한당’ 재평가·팬덤 형성 차기작 재회 영향
변성현 감독 “불한당 찍을 때 시나리오 논의”


‘불한당원’의 힘이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제작 폴룩스(주)바른손)의 열혈 팬들을 지칭하는 ‘불한당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 설경구가 변성현 감독과 다시 손을 잡기로 하고 새 작품 준비에 돌입했다. 흥행 실패는 물론 거센 비판 여론에까지 직면했던 영화의 주역들이 ‘불한당’의 재평가 속에 다시 뭉치기로 했다.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이 ‘불한당’에 이어 합작을 준비하는 새 영화는 ‘킹메이커’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대통령 선거 등 정치판을 무대로 한 이야기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촬영 전 이미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고, 당시 이를 읽은 설경구와 긍정적인 합작 논의를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상반기 촬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영화를 함께한 감독과 배우가 다시 의기투합한 일은 흔하지만,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의 재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함께 한 첫 영화 ‘불한당’이 일으킨 논란과 비판 여론, 이에 그치지 않고 시작된 재평가와 열정적인 팬덤까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남자와 패기 넘치는 신참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개봉 무렵인 지난해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초청돼 주목받았고, 설경구 역시 ‘불한당’으로 최근 열린 올해의영화상을 비롯해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작품성은 물론 배우의 연기가 두루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개봉 직후 변성현 감독이 평소 SNS에 올렸던 글이 특정지역과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작품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고, 관람 거부 움직임이 일었다. 영화는 논란 속에 상영을 끝내야했다. 감독 역시 자숙의 의미로 칸 국제영화제 불참은 물론 이후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잠행하던 변성현 감독은 10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기획전 행사에 참석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시네마테크 KOFA가 주목한 2017년 한국영화’ 기획전에 ‘불한당’이 선정되면서 관객과의 대화(GV)에 나선 것이다. 자신이 다시 공개석상에 나서기까지 설경구의 설득이 있었다고 밝힌 변 감독은 그 자리에서 신작 ‘킹메이커’의 과정도 소개했다. “지금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설경구 선배와는 ‘불한당’을 찍을 때도 ‘킹메이커’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있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설경구와 변성현 감독이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는 데는 ‘불한당원’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이들은 지난해 6월께부터 자발적으로 단체관람을 주도, 극장 상영관을 확보하는 등 적극 나섰다. 이는 연말까지 계속됐다. ‘불한당원’의 팬덤이 강해질수록 설경구의 인기도 올라 그는 지금 ‘지천명 아이돌’로 불린다. ‘지천명’은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나이 50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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