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여성감독 전성시대’ 오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일 06시 57분


이언희 감독-홍지영 감독- 임순례 감독(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수필름·동아닷컴DB
이언희 감독-홍지영 감독- 임순례 감독(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수필름·동아닷컴DB
이언희·홍지영 감독영화 잇따라 상영
임순례 감독 1월 ‘리틀 포레스트’ 촬영

여배우들의 활약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여성감독들도 활동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김혜수부터 손예진, 윤여정 등 올해 스크린에서 유독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여배우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언희, 홍지영 그리고 임순례 감독이 나선다. 남과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여성감독들이 잇따라 새 영화를 내놓으면서 한국영화의 소재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30일 개봉하는 공효진·엄지원 주연의 ‘미씽:사라진 여자’(제작 다이스필름)는 이언희 감독이 2007년 이미연과 함께 한 ‘어깨 너머의 연인’ 이후 햇수로 10년 만에 공개하는 영화다. 두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여성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낸 이언희 감독은 “여자들의 영화일 거라고 쉽게 예상하지만 목표로 삼은 부분은 재미”라며 “재미있어야 하고, 재미있을 거라 확신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12월 개봉하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제작 수필름)는 배우 김윤석이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라는 사실에서 주목받는다. 영화의 연출자는 홍지영 감독. 앞서 ‘결혼전야’, ‘키친’ 등 감각적인 로맨스 영화로 인정받은 연출자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알약 10개를 손에 넣은 중년의 남자가 30년 전으로 시간을 이동해 자신의 젊은 시절과 만나 겪는 이야기다.

프랑스 인기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에 인색한 기욤 뮈소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역시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받은 영화화 제안을 전부 거절해왔다. 하지만 홍지영 감독을 향한 기대가 작용해 영화화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성연출자인 임순례 감독은 내년 1월부터 ‘리틀 포레스트’(제작 영화사 수박) 촬영에 돌입한다. 시골생활을 시작한 주인공이 사계절의 전원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올해 스크린에서 가장 눈에 띈 신예 김태리가 일찌감치 임 감독의 손을 잡았다.

여배우들의 과감한 연기 변신은 여성감독과 작업에서 더욱 속도를 낸다. 올해 손예진이 이경미 감독과 함께 한 ‘비밀은 없다’를 통해 변신에 성공한 것처럼 공효진 역시 이언희 감독과 함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과거를 감춘 조선족 보모 역을 맡은 공효진은 “감독과 가장 많은 것을 나누며 공유한 영화가 바로 ‘미씽’”이라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