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 여성동아] 송종국과 이혼 전후, 박잎선과 나눈 깊은 대화들

  • 우먼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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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송종국의 이혼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방송에서 다정다감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 그가 이혼 소식과 함께 외도설에까지 휩싸이자 아내 박잎선을 둘러싼 동정의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자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 송종국 · 박잎선 부부의 불화설과 이혼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박잎선에게 직접 들었다.

MBC ‘아빠! 어디가?’ 시즌2가 종영을 앞둔 지난해 말 즈음이었다.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한 부부의 불화설이 돌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최근 이혼 소식이 보도된 송종국(36), 박잎선(36)이다. 하지만 불화설이 도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보란 듯이 애정을 과시했다. 그렇게 소문은 잠잠해져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기자는 지인을 통해 이들 부부 사이에 심각한 불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박잎선은 기자에게 솔직하게 부부가 놓인 상황을 털어놓으면서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별거 중 ‘아빠! 어디가?’ 촬영
“처음 ‘아빠! 어디가?’에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결혼 후 8년 동안 정말 행복했죠. 그 사람(송종국)도 운동 열심히 하고, 사업(축구교실 운영)도 평탄했고,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이라서 쉴 때는 지아 · 지욱이만 챙겼어요.”

그는 단란한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몇 번이고 이혼을 결심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 차마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박잎선과의 만남은 몇 번 더 이뤄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이혼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얘기 했고, 추석 전 기자에게 이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문자 메시지도 보내왔다. 마음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다시 잘 살아보겠다는 내용이었다. 생각을 바꾸니 세상도 바뀌어 보인다고, 그동안 이야기 잘 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 문자를 본 기자의 마음도 편해졌다. 특종에 욕심나지 않는 기자는 없겠으나, 그동안 방송을 통해 ‘국민 남매’로 사랑받은 지아 · 지욱이를 생각하면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잘 마무리된 것 같던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10월 6일 끝내 이혼 기사로 온 세상에 알려졌다.

그간 박잎선의 고민을 익히 들어 알았기에 그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박잎선은 “죽어라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네요. 우리 지아 학교 다닐 때 하필이면 기사가 나와서. 우리 지아 학교 가야 하는데…”라며 아이들 걱정부터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러 아는 분을 통해서 조용히 이혼 서류를 접수하고 조심 또 조심했는데, 세상에 비밀은 없나 봐요” 하며 울먹였다.

“이런 일(이혼)이 제게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왜 우리가 행복한 가정을 깨고 이혼해야 하는지, 사실 이혼을 결심한 현재도 믿기지가 않아요. 2013년 겨울이었어요. 지아 아빠가 집을 나가고 그때부터 2년 동안 별거를 했어요. 그 기간 동안 집에 딱 두 번 들어왔어요. 그마저도 제가 자리를 피해줬고요. 부부라는 게 몸이 떠나면 마음도 멀어지나 봐요. 일절 대화가 없으니 서로 멀어지는 건 시간문제였죠. 그래도 아이들은 끔찍이 생각했어요. 이혼 소식이 보도되기 이틀 전에도 아이들과 놀아줬고요. 아이들과는 자주 시간을 보내며 잘 지내요.”
2년 전 단란한 모습으로 한 행사에 참여한 송종국 가족. ‘아빠! 어디가?’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이번 일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다.
2년 전 단란한 모습으로 한 행사에 참여한 송종국 가족. ‘아빠! 어디가?’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이번 일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다.

송종국 “외도, 사실 아니지만 모든 건 처신 잘못한 내 탓”
친권과 양육권은 모두 박잎선에게 있다. 처음 보도에서는 이들이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소송을 벌인 적이 없다.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친권과 양육권 모두 내가 갖게 됐다. 양육비도 남편이 책임지는 것으로 다 합의했다” 고 밝혔다. 또한 별거 상태일 때도 아이들과 아빠의 관계가 좋았듯 앞으로도 아이들이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만나게 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것이 엄마로서 자신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끝내 이혼을 택했을까. 조심스럽게 묻는 기자에게 그는 “부부만의 문제다. 이제 아이들이 커서 인터넷도 볼 줄 알고, 특히 지아가 요즘 부쩍 어른스러워져서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이 크다. 제발 우리 얘기가 잘못된 루머로 부풀려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중을 향해 “한때 방송을 통해 보여드린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자신들의 이혼을 둘러싸고 루머와 억측이 생산되지 않기를 바랐던 그의 마음과 달리, 인터넷상에서는 이혼 보도 이후 송종국의 외도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시발점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커뮤니티로, 송종국의 외도녀라 지목된 한 여성의 SNS 게시물이 캡처된 사진으로 올라오면서다. 이 사진은 곧장 SNS를 통해 전파됐고 보다 못한 박잎선은 10월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추측성 글과 욕으로 가득한 답변들. 정작 피해는 우리 지아 · 지욱이가 다 받고 있다. 제발 우리 아이들 생각 좀 한 번만 해달라”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그동안 함구하던 송종국도 드디어 다음 날 한 매체를 통해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별거 기간 중 있었던 일로 큰 오해를 사게 됐다”며 “이혼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으로서 오해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고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일에 황당한 억측까지 더해져 견디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 역시 전적으로 처신을 잘못 한 내 탓이라 여기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송종국은 양육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 “아이들이 자라는 데 엄마의 손이 더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빠인 내가 양육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 집도 지아 엄마에게 양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MBC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송종국은 지난 10월 18일 방송된 축구 중계에 불참했다. 그가 말한 ‘자숙’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박잎선은 아이들과 함께 해외에 머물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2001년 배우로 데뷔했지만 2006년 결혼과 동시에 활동을 중단했던 박잎선은 올 초 SBS ‘쿠킹코리아’를 통해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홀로서기를 결심한 그에게 방송 활동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는 현재 카페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 돌아오는 대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라는 걸, 당연히 엄마인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글 · 김겨울 스포츠조선 기자|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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