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은 직장을 배경으로 하지만 직장인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직장인을 통해 사람 사는 모습을 그려내 전 세대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출자 김원석 PD와 정윤정 작가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일반의 정서를 풀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원석 PD와 정윤정 작가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CGV에서 기자간담회에 열었다. 이날 오전까지 촬영장에 있었던 이들은 1년여 동안 드라마를 준비하고 만들기까지 힘겨웠던 과정을 이 자리에서 되돌이켰다.
김 PD는 “PD는 회사원과 예술인의 경계에 있는 묘한 직업이다. 웹툰을 보면서 저도 직장인의 애환을 느꼈다”며 “드라마에서 이를 강조하고 싶어 대사를 변형하고 구성을 달리했다. 드라마를 통해 모두가 따뜻하게 살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PD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불안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 정 작가와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페이소스 코미디를 담는 데 주력했다.
김 PD는 “웃으면서 짠한 ‘웃픈’ 드라마가 되길 바랐다. 간혹 울었다는 반응에 ‘사람들이 정말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느낌을 얻었다. ‘미생’이 그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면서 외롭고 우울한 사람에게 손을 내주는 작품이 됐다는 점에 참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윤정 작가도 20부까지 집필하기까지 그 밑바탕에 연민의 감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과연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그 딜레마는 무엇이며 또 어떤 꿈을 꾸는지에 대해 토론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의 정서인 연민을 떠올리게 됐다.
정 작가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세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에 연민을 깔았다”며 “완전히 드러나지 않지만 낮게 깔려 있는 연민의 감정이 시청자의 큰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