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김태리, ‘베테랑’ 박찬욱 눈길 사로잡은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18시 07분


사진=모호필름, 동아닷컴DB
사진=모호필름, 동아닷컴DB
"영화 속 캐릭터 이미지에 가장 적합했다"

신인배우 김태리(24)가 박찬욱 감독(51)의 영화 '아가씨'의 소매치기 소녀 역으로 캐스팅됐다.

신인급 혹은 비교적 무명인 여배우에게 박찬욱 감독의 작품 출연은 스타로 올라서는 '보증수표'로 통한다.
'올드보이'의 강혜정, '박쥐'의 김옥빈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잘 아는 영화팬들은 박찬욱 감독이 대중에게 이름조차 낯선 신인배우 김태리를 선택한 배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태리는 사실상 연기 초짜다. '더 바디샵', 'SK텔레콤', '문화체육관광부' 등 CF 출연이 경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김태리가 '거장' 박찬욱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박찬욱 감독이 대표로 있는 모호필름의 윤석찬 PD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태리가) 영화 속 캐릭터 이미지에 부합하고, (오디션에서 보여준)연기 역시 그에 걸맞게 했기 때문"이라며 그녀가 캐스팅된 이유를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앞선 영화에서 신인여배우를 캐스팅할 때 독특한 이미지와 연기 가능성을 눈여겨본 바 있다. 박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의 여주인공으로 김옥빈을 캐스팅하며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복잡하고도 복합적인 외모를 지녔다.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인 이미지 속에 덜 다듬어진 에너지를 느꼈다"며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진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신인배우 김태리를 이번 영화에 캐스팅한 이유 역시 이러한 점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김태리가 연기력 없이 캐스팅된 것은 아니다.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포함된 오디션 참가자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연기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윤 PD는 "9월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오디션 참가 접수를 시작했는데, 온라인으로 접수된 지원자만해도 1500명이 넘었다"며 "최종 후보에 가까웠던 이들 중에는 현재 활동 중에 있는 모 배우도 있었지만, 김태리의 연기가 영화 속 캐릭터와 가장 잘 어울렸다"고 전했다.

영국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옮긴 영화 '아가씨'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펼쳐나갈 김태리. 그녀가 박찬욱 감독의 선택과 영화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대중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리고 있다.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