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클라운, 그들에게 긴 공백은 변화의 기회였다…전사로 거듭난 광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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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6일 07시 00분


10개월 공백 끝에 ‘힙합전사’로 모습을 바꾼 씨클라운은 “어떤 장르에 도전하든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10개월 공백 끝에 ‘힙합전사’로 모습을 바꾼 씨클라운은 “어떤 장르에 도전하든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 싱글 ‘암행어사”와 함께 10개월만에 돌아온 씨클라운

기존 색깔 완전히 버리고 강한 남성적 이미지로
일렉트로니카와 힙합 접목된 댄스 퍼포먼스 무장
학교폭력에 대한 경고와 함께 근절 촉구 메시지
“우리의 성장 동력은 팀워크” 새로운 도전 자신감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야 하는 신인에게 10개월은 매우 위험한 공백이다. 극심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요계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기성 가수들의 컴백 소식은 ‘생존’에 대한 위협마저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남성 6인조 씨클라운(롬 시우 강준 레이 티케이 마루)은 최근 싱글 ‘암행어사’로 10개월 만에 활동에 나섰다. 작년 1월 싱글 ‘말해줘’를 내고 얼마 후 당시 소속사 대표였던 변대윤 예당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회사가 분리되는 과정을 겪느라 긴 공백은 불가피했다. 씨클라운은 “불안했지만,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씨클라운에게 이번 공백은 또 다른 긍정의 의미도 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색깔로 도약에 나선 씨클라운에게 긴 공백은 콘셉트 변화의 극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씨클라운은 ‘왕관을 쓴 광대’라는 팀 이름에 걸맞게, 2012년 7월 데뷔해 세 장의 음반을 내는 동안 어쿠스틱 사운드의 미디엄 템포 팝 댄스곡에 맞춰 “자유롭게 노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 색깔을 완전히 버리고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이 접목된 힙합댄스로 강한 남성상을 보여준다.

퍼포먼스에도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일사불란한 군무로 ‘전사’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머리도 노랗게 염색했다. 오랜만에 만난 씨클라운은 ‘전사로 거듭난 광대들’이었다.

문제는 씨클라운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시선이다. 다행히 “신선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암행어사’는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이에 대한 따끔한 충고이고,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공감도, 감정이입도 잘 됐다. 힙합은 늘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이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새 싱글 ‘암행어사’ 표지 사진.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새 싱글 ‘암행어사’ 표지 사진.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씨클라운은 엑소, 빅스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이들에 비해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씨클라운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단계 한 단계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앞으로도 변화한 우리 콘셉트를 보고 사람들이 ‘소화를 잘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고급스럽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아이돌이 너무 많다 보니 차별화도, 변별력도 없고, ‘또 나왔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고 싶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이름의 가치를 더 높이고 싶다.”

씨클라운은 자신들의 성장 동력이자 장점을 “남들이 부러워하는 팀워크”로 꼽는다. 자신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그룹 멤버들로부터 “너희는 팀워크가 참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멤버들 사이에 어찌 다툼이 없을 수 있나. 하지만 우린 다툼으로 오히려 더 사이가 좋아진다. 특히 지난 10개월의 공백 동안 ‘뭉쳐야 산다’는 사실도 몸소 깨달았다. 이래저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신곡 ‘암행어사’는 유명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의 작품이다. 신사동호랭이가 씨클라운의 이미지를 바꿔보려고 많은 고민 끝에 내놓은 노래다.

국내 아이돌 그룹은 늘 새로운 콘셉트를 보여줘야 하는 엄혹한 현실에 놓여 있다. 씨클라운은 이를 부담으로 여기기보다 즐기며 극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앞으로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안무도 구성하는 ‘메이드 인 씨클라운’ 음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걱정도 되지만 기대가 더 크다. 이번 ‘암행어사’도 평소 하고 싶었던 걸 하게 돼 참 마음에 든다. 이번 음반으로 가장 큰 벽을 뛰어넘을 것 같다. 음반을 낼 때마다 점점 성장하는 것 같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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