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플레인 “이런 힙합그룹, 처음일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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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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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그룹 에어플레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힙합그룹 에어플레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이렇게 솔직한 그룹은 처음이다. 각종 인터뷰를 위해 촬영한 사진 속 자신들을 보고 “우리 정말 못생기지 않았나?”라고 묻기도 하고, 이번 활동은 “솔직히 잘 안될 것 같다”는 신랄한 ‘자기비판’까지 내놓는다.

3인조 힙합그룹 에어플레인(엠나인·보기리·성민기) 얘기다. 최근 두 번째 싱글 ‘전화 좀 받어’를 발표한 이들은 다른 보이그룹과 비교해 많이 다르다.

“꽃미남처럼 잘 생긴 멤버는 없지만” 다른 힙합그룹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래퍼와 보컬이 한 팀을 이뤘다”고 자랑한다.

“힙합그룹이라고 하면 보컬은 외부에서 피처링을 쓰는 경우가 많다. 따라 부르기 어려운 힙합보다는 보컬을 가미해 대중들에게 쉽고 편한, 소프트한 힙합으로 다가가고 싶다.”(성민기)

사실 보컬을 담당한 성민기도 발라드 가수가 꿈이라서 힙합그룹에 합류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그는 “피처링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룹으로 데뷔한다고 해서 처음엔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막내 보기리는 소속사의 그룹 제의를 받고 “혼자 (음악)하겠다. 그룹은 관심 없다”며 거절했다. 그는 “뭣도 모르고 패기만 넘친 것 같다. 사실 언더에서만 활동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무대로 올라오기 무섭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흔들리던 마음을 잡아준 이가 엠나인이다. 리더답다.

“처음엔 멤버들끼리 많이 지친 상태였다. 함께 언더에서 활동하던 긱스나 팬텀 등은 점점 발전하는데 우리만 뒤쳐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긱스나 팬텀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팬들이 보기엔 그들이 갑자기 잘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잘 될 친구들이었다. 신곡이 나오기까지 점점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정신적으로 힘들고. 같이 이겨내자고 ‘파이팅’하면서 각오를 다시 다졌다. 우리도 언젠가 ‘잘 될 놈들’이다. 하하하”(엠나인)

언더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들이기에 ‘감’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

막내 보기리는 “솔직히 이번엔 상업적으로는 잘 안될 것 같다”면서 “노래는 고급스러운데, 뭔가 꽂히는 게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국 음악시장에서의 히트공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의미지만 보기리는 솔직하고 냉정하게 자신들의 작품을 평했다.

“예전만큼 멜로디가 귀에 꽂히지는 않지만, 이번 곡을 시작으로 더 빈번하게 활동할거라는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걸었다. 이번에 활동하고 끝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음 곡을 위하여 워밍업 정도로 생각 하겠다.”(성민기)

“한번에 잘 되는 건 없을 것이다. 꾸준히 과정을 밟으면서 인정을 받아온 것이다. 언젠가 우리가 잘 되는 게, 이번 음반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는 분명히 될 것이다. 장담한다.”(엠나인)

이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그룹 이름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비행기에 연료를 채운다.

“음원 순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동안 연습했던 것도 있고. 우리가 잘하는 거,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를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려보겠다.”(에어플레인)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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