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누른 ‘7080세대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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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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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두달 ‘써니’ 흥행 1위 뒷심

CJ E&M 제공
CJ E&M 제공
‘써니’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강형철 감독의 ‘써니’는 25, 26일 25만9496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5월 4일)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 영화가 잠시 주춤하다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뒷심을 발휘한 것. ‘써니’는 평일에도 평균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며 26일까지 모두 57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대로 가면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이 된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슈퍼 에이트’ 등 할리우드 대작들과 경쟁하며 거둔 성적이다.

대형 스타가 나오지 않는 ‘써니’의 흥행에는 복고 열풍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쎄시봉’ ‘나는 가수다’를 열렬히 소비하는 ‘7080세대’들이 자신의 학창시절 얘기를 다룬 ‘써니’에 크게 공감했다는 것이다. 10대들도 부모세대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극장을 찾고 있다. 영화를 투자, 배급한 CJ E&M의 통계에 따르면 ‘써니’의 10대 관객 비율은 약 6%로 같은 기간 개봉한 ‘체포왕’이나 ‘토르’의 두 배가 넘었다.

올 상반기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했던 CJ E&M은 될성부른 이 영화의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순제작비가 40억 원인데 마케팅 비용으로만 20억 원을 넘게 썼다. 40, 50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도록 ‘추억 공감 콘서트’ ‘복고 패션 시사회’ 등 다양한 형식의 시사회를 열었다. ‘쿵푸 팬더 2’ ‘엑스맨…’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등 경쟁작의 뒷심 부족도 ‘써니’ 열풍에 한몫했다. ‘체포왕’ ‘회초리’ 등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의 부진도 ‘써니’의 독주를 도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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