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드라마 원소스 멀티유스①] 타짜 VS 미인도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8시 16분


《원 소스 멀티유스 (One source multi-use)

극장과 TV가 ‘원 소스 멀티유스’ (one source multi-use)에 푹 빠졌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유스’ 는 마케팅·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번 검증된 소재기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고 흥행실패 확률도 낮다.》

스크린↔드라마 ‘원 소스 멀티유스’ 열풍

‘원 소스 멀티유스’는 하지만 앞선 작품과 캐스팅부터, 내용진행,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비교되는 태생적인 짐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백이면 백 겉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미 한 차례 다른 배우가 똑같은 배역으로 큰 인기를 끌었을 때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물론 ‘식객’의 김래원처럼 영화에서 활약한 김강우와는 다른 색깔로 캐릭터를 해석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똑같은 이름, 똑같은 직업, 똑같은 인간관계까지 모든 것이 똑같지만 전혀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똑 같은 캐릭터. 당연히 느낌도 다르고 전하는 재미도 전혀 다르다.

영화 ‘타짜’의 고니는 장난삼아 참여한 화투판에서 모든 것을 잃고 복수를 위해 도박판에 발을 내딛는 캐릭터. 순간의 실수로 도박판에 뛰어들었지만 최고가 됐고 목숨을 건 승부를 냉철하게 맞이하는 인물이다. 항상 외로움이 서려있는 비장한 인물로 그려졌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반면 드라마 ‘타짜’의 고니는 영화 속 고니보다 훨씬 자유로운 인물이다. 도박판에서 최후를 맞은 아버지의 유언은 “절대 도박을 하지마라”가 아닌 “절대 지지 마라”.

이런 그가 도박에 손을 댄 이유도 영화와 달리 친구 할머니 수술비를 직접 벌기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장혁은 조승우에 비해 한 층 유쾌하고 웃음이 많은 연기로 친근함을 더했다.

드라마 ‘타짜’가 방송되기 직전까지 말 많고 탈 많았던 정마담 역. 김혜수가 영화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때문에 많은 여배우들이 드라마 속 정마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영화 ‘타짜’의 정마담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란 카리스마 넘치는 명대사를 남겼다. 김혜수는 아낌없는 노출로 이효리의 ‘텐 미니츠’보다 더 빠른 ‘원 미니츠’ 관능미로 설명이 필요 없는 팜므파탈을 표현했다.

드라마 정마담 강성연은 화려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강성연 역시 오랜 시간 만나야 하는 시청자들이 질리지 않게 매 회 화려한 드레스와 액세서리로 정마담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머리 스타일도 좀 더 화려하게, 메이크업도 더 세련되게 강조했고 늘씬한 몸매가 들어나는 의상으로 표현의 제약이 있는 TV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인도’와 ‘바람의 화원’은 같은 소재로 제작돼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는 영화와 드라마다. 두 작품 모두 신윤복이 남장여자이며 그의 스승 김홍도가 그녀를 사랑했다는 가정에서 함께 출발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문근영은 드라마 설정 상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장여자 분장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녀 특유의 앳된 미모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인도’의 신윤복 김민선은 다르다. 드라마에서 불가능한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으로 여성 신윤복의 매력을 담았다. 똑 같은 소재에 같은 설정. 드라마가 먼저 방송을 시작했지만 영화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람의 화원’과 ‘미인도’는 ‘타짜’나 ‘식객’과 달리 원작이 다르다. ‘바람의 화원’은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지만 ‘미인도’는 소설보다 앞서 완성된 영화 시나리오다. 그래서 내용상 남자주인공 김홍도의 캐릭터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박신양이 맡은 ‘바람의 화원’ 김홍도는 조금은 엉뚱한 천재화가. 한 눈에 제자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의 앞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인 오른 손까지 포기하려는 진짜 스승이다.

반면 ‘미인도’의 김홍도는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힌 남성 그 자체다. 왕의 사랑을 독차지한 화가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제자 신윤복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다.

하지만 신윤복의 재능 앞에서 질투의 화신이 되는 캐릭터다. 김영호의 선 굵은 남성성이 카리스마 넘치는 김홍도를 그려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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