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쥬니 “연기수업 한 번도 받지 않았어요”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7시 44분


홍대 클럽 공연중 기획사 스카우트…나와 꼭 닮은 배역 대부분 ‘生연기’

그녀는 이제 갓 얼굴을 알린 신인이다. 하지만 연기자 쥬니(본명 현쥬니·사진)는 당차다. 속의 말을 꾸며 이야기할 줄도, 자신의 모습을 과장해 표현할 줄도 모른다.

솔직하고 당돌한 실제 모습을 그대로 연기에 담아 첫 출연작인 MBC 수목극 ‘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연출 이재규·이하 베토벤)에서 단번에 촉망받는 연기자로 떠올랐다.

“연기수업을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았다”는 고백이 쉽기 믿기지 않을 만큼 ‘베토벤’에서 쥬니는 발군의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녀가 분한 거침없는 10대 소녀 하이든을 두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논쟁까지 벌어졌다. ‘매력적’이라는 의견과 ‘버릇없다’는 지적이 뜨겁게 오가는 중. 긍정, 부정을 떠나 신인 연기자가 받는 평가로는 과분할 정도다.

“하이든과 저는 똑같이 닮았아요. 정통 연기였다면 어려웠겠지만 저는 요즘 ‘생 연기’를 하는 거예요. 저에게 카메라가 따라와 찍는 것뿐이죠.”

다만 그녀가 “실제와 다르다”고 선을 긋는 부분은 반말 함부로 하고 어른을 무시하는 태도. 평소 촬영장에서는 늘 허리를 깊숙이 숙이는 ‘배꼽인사’를 한다고 강조했다.

쾌활한 성격 덕분에 상대역이자 중견 배우인 이순재로부터 하루가 멀다고 칭찬을 받는다. 쥬니는 “며칠 전에는 촬영장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이순재 선생님께 직접 노래를 불러 드렸더니 ‘못하는 게 뭐냐’며 칭찬해주셨어요”라며 소리 내 웃었다.

17살에 노래를 시작, 여성 4인조 록밴드 벨라 마피아의 보컬로 활약해온 쥬니에게 연기 할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뮤지컬 ‘밴디트’를 홍대 앞 소극장에서 공연하던 중 모 연예기획사 대표의 눈에 띄어 ‘베토벤’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 두려운 마음에 처음에는 거절했다. 노래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기회가 아니라 천운”이라는 엄마의 설득에 오디션에 응시, 하이든 역을 따냈다.

손쉽게 ‘베토벤’에 합류할 수 있던 데는 8살 때부터 10년 간 배운 플루트가 힘을 발휘했다.

“‘베토벤’은 클래식이 나오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다루는 드라마에요. 그래서인지 촬영장에서 오가는 정이 두터워요. 따뜻한 촬영현장 덕분에 연기에 자신감을 얻었죠.” 쥬니의 가능성은 영화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스키점프 선수들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에 캐스팅돼 드라마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촬영에 나설 예정.

“저는 예쁘지는 않잖아요(웃음). 대신 어떤 자리에서도 곧바로 녹아드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발칙한 신인, 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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