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측 “실종신고”, 경찰 “신고기록 없다”…안재환 죽음의 ‘진실게임’

  • 입력 2008년 9월 10일 07시 35분


연기자 안재환의 죽음이 가져다준 충격의 여진은 아직 크다. 한 연예인의 죽음과 그에 얽힌 배경 등에 드리워진 갖은 억측이 나돌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몇 가지 의문점 때문이다.

자살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일단 10일 오전 실시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부검 결과 본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난다면 안재환은 왜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갔느냐에 관한 궁금증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아내 개그우먼 정선희측 관계자와 연예계 인사들은 안재환은 사업 부진으로 인해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렸고 그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다른 측근은 안재환이 사채를 쓸 성격이 아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또 사채 규모도 그동안 언급된 40억원대가 못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찰 역시 8일 정선희에 대한 조사에서 사채에 관한 진술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9일 현재 안재환이 남겼다는 유서의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정선희가 충격을 씻지 못한 상황에서 진술을 해 추후 재진술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검 결과와 유족 진술 등 여러 정황과 사실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혀 안재환의 죽음에 얽힌 직접적인 배경 등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대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안재환이 8월21일 정선희와 마지막 통화를 나눴고 이날 밤 방송된 MBC FM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에 출연한 점, 이튿날 고교 선배 구모 씨를 만난 점 등과 함께 8일 발견된 시신의 부패 정도로 비춰 사망 시점이 최소 10일에서 15일 가량 이전으로 추정된다는 것도 의문을 낳고 있다.

정선희를 비롯해 가족들이 8월22일 이후 그의 실종 사실을 몰랐는지, 또 알았다면 실종 혹은 행방불명 신고를 경찰에 했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정선희측은 “고인과 연락이 두절돼 8월 말 경찰에 비공개 수사를 요청하며 행방불명 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9일 오후 현재 “신고를 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부분도 안재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진짜 원인과 함께 규명되어야 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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