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판세예측 어렵네” 방송사 개표방송 고민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05분


KBS MBC SBS의 17대 총선 개표 방송. 방송사 관계자들은 접전 지역이 늘어나고 다양한 변수로 인해 판세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KBS MBC SBS의 17대 총선 개표 방송. 방송사 관계자들은 접전 지역이 늘어나고 다양한 변수로 인해 판세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15일 총선이 끝난 직후 선거 판세를 예측하는 개표 방송에서 오류 가능성이 높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송사들은 투표당일 오후 6시 직후 개표방송 시작과 동시에 정당별 의석수와 후보자별 당락을 예측해왔으나 이번 총선은 탄핵 정국이나 ‘노풍’(老風), 정치 신인의 대거 등장, 지역감정의 희석 등으로 판세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SBS 선거방송기획팀의 현경보 차장은 “통상 선거 1주일 전에는 판세 흐름이 어느 정도 잡히나 이번에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방송사들은 사전 전화조사 대상자와 출구조사 선거구를 늘리는 한편 조사결과 판정에 신중을 기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논란이 되어온 출구조사 제한 지점은 이번 선거법 개정에서 300m에서 100m로 바뀌었다.

여론조사를 공동으로 하는 KBS와 SBS는 미디어리서치와 티엔소프레스와 함께 출구조사 선거구를 2000년 총선 때보다 40곳이 늘어난 120곳으로 정했다. 그만큼 접전 지역이 많다는 것이다. 두 방송사는 선거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화조사를 하며 조사 대상자는 30여만 유권자에 이른다.

두 방송사는 개표방송에서 판세 예측 시 각 당의 의석수를 단정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최소와 최대 예상치를 함께 방영할 계획이다. 해 오류 가능성을 줄일 계획이다. KBS는 정치전문기자가 84인치 PDP를 보며 개표상황을 분석한다.

MBC는 코리아리서치와 함께 12번에 걸쳐 47만 명의 유권자를 사전 전화 또는 출구조사를 할 예정. 출구조사도 120개 선거구에서 실시한다. 지난 총선 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MBC도 개표방송 예측에서 의석수를 어떻게 판정하느냐를 두고 고심 중이다.

2000년 16대 총선 개표방송에서 KBS와 SBS는 21곳, MBC는 23곳의 선거구에서 예측 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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