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국회의장 "YS에 '서편제' 권유…국민영화 급부상"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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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의 삶, 나의 꿈 그리고 통일’이라는 회고록을 펴낸 박관용 국회의장은 16일 낮 언론사 문화부장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회고록에 얽힌 일화와 문화 현안 등을 화제로 대담을 가졌다. 현직 국회의장이 언론사 문화부장을 상대로 간담을 갖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196쪽짜리 회고록에서 박 의장은 지역구 6선 의원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된 정치적 역정과 김영삼 대통령 밑에서 비서실장으로 재직(1993년 2월 25일∼1994년 12월 24일)하며 겪었던 일화, 통일과 남북문제에 대한 소회를 담담하게 털어 놓았다.

박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아직 생존해 계신 분들이 많아서 쓰고 싶은 얘기를 모두 털어 놓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솔직 담백하게 증언하기 위해 애썼다”면서 “특히 요즘도 이따금씩 찾아뵙곤 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문제에 대한 언급에는 인간적 고충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

박 의장은 회고록에서 김현철씨에 대한 시중의 여론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한 뒤 1주일여 만에 한 비서관으로부터 “김 소장(현철씨) 측근들이 비서실장 몰아내기 운동을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술회.

박 의장은 간담회에서 자신의 비서실장 재임시 영화 ‘서편제’를 대통령에게 관람토록 권유해 극장에서 간판을 내릴 뻔했던 영화가 ‘국민영화’로 급부상한 일화와 실명제 도입에 대한 극비 작업이 진행 중일 때 대형서점에서 관련 도서를 구입하려 했으나 자칫 정보가 유출될까 염려해 포기했던 사연 등을 털어 놓았다.

문화부장들은 박 의장에게 대통령을 비롯한 삼부 요인과 각료들이 극장 서점 공연장을 자주 방문해 문화 활성화 및 마케팅에 적극 나서 줄 것과 국회가 그 중심에 서 줄 것을 당부했고 박 의장은 최선의 지원과 배려를 약속했다.

오명철기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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