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방귀로 동심잡기’ 뿡뿡이 2002년 34억 벌어

입력 2003-06-03 17:45수정 2009-09-29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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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만 뀌어대는 ‘뿡뿡이’의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EBS가 최근 펴낸 ‘2002년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유아 대상 프로그램 ‘방귀대장 뿡뿡이’(월∼목 아침 08·50)는 작년 한 해 동안 비디오판매(32억4000만원)와 캐릭터사업(1억5000여만원)으로 모두 33억9000여만 원의 사업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EBS가 영상사업분야 전체에서 얻은 수익(77억원)의 44%를 차지하는 것.》

4∼7세 유아에 대한 ‘뿡뿡이’의 시청점유율은 여아 50.7%, 남아 37.2%(본방송 기준)로, 같은 시간대에 TV를 보고 있는 유아 10명 중 4명 이상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편당 제작비는 284만8000여 원으로, 2001년도 KBS2 유아프로그램 ‘혼자서도 잘해요’ 외주제작비(697만2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경제적인 프로그램’으로 입증된 셈이다. 다음은 ‘뿡뿡이’의 성공 이유에 대한 전문가 및 제작진의 분석.

“준비됐나요∼♪” “네.네.네.네.네!” 짜잔형의 요청에 따라 변화무쌍한 방귀를 끼어대는 EBS 유아프로그램 ‘방귀대장 뿡뿡이’의 주인공 뿡뿡이(오른쪽). 사진제공 EBS

▽캐릭터의 매력=2000년 봄 ‘방귀를 뀌어대는 캐릭터’를 갖고 나왔을 때 첫 반응은 “엽기적이다”이거나 “더럽다”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유아들은 방귀뀌기가 유일한 재주인 뿡뿡이를 ‘나와 닮았다’며 동일시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방귀란 더러움의 대상이 아닌 재미와 신기함의 소재. 뿡뿡이처럼 자신의 몸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한창완 교수는 “아이들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보다 분신처럼 여기고 또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뿡뿡이에 빠져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간단한 내러티브=스토리가 지루할 정도로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뿡뿡이는 화를 내거나 공격하고 방어하는 등 만화영화의 주인공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말을 아끼고 액션도 없다. 그럼에도 놀이, 노래, 폭탄 방귀 등 변화무쌍한 방귀는 아이들에게 카타르시스와 극적인 변신의 느낌을 느끼게 한다.

▽‘날재료’ 사용=낮은 제작비를 고려해 신문지, 넥타이, 보자기, 우유팩, 패트병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바 ‘날재료’로 눈길을 돌렸다. 대신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놀이에 대한 해석과 효용을 어머니들에게 설명해주는 코너를 집어넣었다. 평범한 신문지를 폈다가 접으면서 아이들이 ‘단합’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식. EBS 정현숙 어린이팀장은 “요즘 어머니들이 놀이의 이론적 근거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놀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뿡뿡이의 유효기간은?=일본 애니메이션은 통상 2년을 주기로 캐릭터를 바꾼다. 10세 전후 아이들은 2년이 지나면 싫증을 느낀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러나 유아일수록 생명주기는 길어진다. 4살이 된 뿡뿡이 캐릭터의 경우 앞으로 1,2년은 더 버틸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후속 캐릭터를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미 변형 캐릭터인 ‘뿡순이’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쉽게 보거나 구할 수 있을 것 △몸으로 따라할 수 있을 것 △모양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할 것 △부모의 거부감이 없을 것 등을 성공적인 캐릭터 개발의 조건으로 본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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