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김남진-신애 등 2003년'스크린 유망주' 5명 눈길

  • 입력 2003년 1월 15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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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성서에 나오는 말처럼, 올해도 많은 신인들이 원대한 포부를 품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이 중에는 CF나 드라마에 간간이 얼굴을 드러낸 이도 있지만 아직 ‘스타’라고 하기엔 부족한 ‘새내기’들. 그러나 진정한 배우를 꿈꾸는 이들의 출사표는 사뭇 진지하다. (편집자 주·이름뒤 작은 글씨는 출연 또는 출연예정 영화)》

▼피아노 전공 음악도… “잠재성 무한”▼

김남진 '밑줄 긋는 남자(가제)'

인상을 찡그리면 유오성과, 해맑게 웃으면 유지태와 닮았다. 1976년생인 김남진은 1996년 패션모델로 데뷔한 중고 신인. 1999∼2001년 군대를 다녀와 연예계 생활에 공백이 생겨 다소 낯설다. 한 음료회사의 캔 커피 CF에서 팝송 ‘해피 투게더’를 음치에 가깝게 따라 부르던 사람이 바로 이 남자. 왁스의 ‘부탁해요’, ‘제이워크의 ‘서든리’ 등 여러 편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그가 출연한 첫 영화는 지난해 개봉된 ‘연애소설’. 책 대여점의 ‘멋진 오빠’ 역을 맡아 딱 두 장면 등장했다. 촬영도 이틀 만에 끝낼 만큼 짧은 출연이었지만 그는 이 영화에서 ‘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도 되겠다’고 느낄 만큼 배우라는 직업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영화 ‘밑줄 긋는 남자’에서 당당히 주연을 꿰찬 그는 극 중 어린 시절부터 한 여자를 일편단심 좋아하는 동하 역을 맡았다. 용이 감독은 “그는 빙산이다. 우리가 그동안 그에 대해 보고 느낀 것은 꼭대기의 꼭대기의 꼭대기만큼도 안된다”며 그의 잠재성을 극찬했다. 천안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학도.

▼CF서 맹활약… 신세대 수녀 연기 ▼

신 애 '보리울의 여름'

‘스물 일곱, 아주 매력적인 나이, 그러나 그녀도 늙는다.’

2001년, 20대 후반을 겨냥한 모 화장품 CF에 그녀가 얼굴을 내비쳤을 때 올리비아 허시를 닮은 듯한 외모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이 나간 뒤 “누구냐”는 문의전화가 회사측에 쇄도했다는 후문.

각종 인터뷰에서 당시 그녀의 나이가 열아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후 휴대전화, 신용카드 광고 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차세대 ‘CF 퀸’으로 낙점받았다. 최근 한 인터넷 방송국에서 실시한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는 ‘2003년 광고계에서 가장 활약이 돋보일 것 같은 연예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신애는 3월 개봉을 앞둔 영화 ‘보리울의 여름’으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보리울의 여름’은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신부와 스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인샬라’ ‘개 같은 날의 오후’의 이민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애가 연기한 바실라 수녀는 피부미용과 예쁜 속옷에 관심을 쏟는 독특한 신세대 수녀로 영화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밝고 쾌활한 캐릭터. 1982년생으로 현재 수원과학대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이다.

▼연극무대서 잔뼈…춤-노래 수준급 ▼

박해일 '국화꽃 향기'

그가 영화와 인연을 맺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여정이 필요했다. 1977년생으로 대학시절 음악 동아리 활동을 한 그는 재즈아카데미에 입학했지만 한달 만에 그만뒀다. MBC ‘테마게임’ 촬영부 보조로 일하기도 하고, 댄스가수 제의를 받아 춤과 노래 연습을 한 기억도 있다.

그는 체계적인 연기수업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어린이극단 ‘동아예술단’에 들어가 1년에 6∼7차례 공연을 하며 기본기를 쌓았다. 그러던 중 ‘동숭무대’ 관계자의 눈에 띄어 성인극단으로 무대를 옮겼고 연극 ‘청춘예찬’으로 2000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자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청춘예찬’에서 그의 연기에 매료된 임순례 감독은 그를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어린 성우 역으로 출연시켰다.

박해일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질투는 나의 힘’에서 애인을 직장 상사에게 빼앗긴 20대 남성의 방황을 연기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2월 개봉 예정인 ‘국화꽃 향기’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불치의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인하 역을 맡았다.

▼2001년 모델데뷔…첫작품서 주연 ▼

윤소이 '마루치 아라치'

‘어느날 문득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준이 있었다.’

윤소이(19)는 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의 CF를 찍은 후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준’ 아니냐”고 말을 들을 만큼 유명해졌다. 갸름한 얼굴형과 웃을 때 반달 모양이 되는 눈웃음이 매력 포인트. 2001년 5월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뒤 지난해 화장품 광고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규찬의 뮤직비디오 ‘무지개’에도 출연했다.

그는 데뷔한 지 2년도 안돼 첫 영화 출연작부터 주연을 맡았다. 영화 ‘마루치 아라치’의 여주인공 ‘아라치’ 역에 캐스팅된 것. 순제작비만 50억원이 들어가는 대작이다. 이 영화는 중국집 배달원이나 빌딩 청소원 같은 보통 사람 속에 은밀한 도인들이 숨어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도시를 배경으로 그들의 무예와 독특한 삶을 그리고 있다. 윤소이는 평범한 경찰이던 상환(류승범)을 무술의 최고 경지인 ‘마루치’로 만들기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는 무예의 달인으로 등장한다. 캐스팅되자마자 액션스쿨에 입소해 비지땀을 흘리며 무술을 연마하는 중.

드라마 ‘꼭지’에서 윤여정의 눈물 연기를 보고 “꼭 저런 연기자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윤소이는 3월 동덕여대 스포츠모델학과에 진학한다.

▼아르바이트 패션모델 하다 픽업 ▼

이기우 '클래식'

이기우는 완전 ‘초짜’ 신인이다. CF에도 얼굴을 내민 적이 없어 일반 대중과는 한 번도 소통해본 적이 없다. 1981년생으로 단국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군입대를 준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아르바이트 삼아 패션모델 활동을 하던 중 기획사의 눈에 띄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 지극히 평범한 수순을 밟아 연예인이 된 셈이다.

영화 ‘클래식’에서 이기우가 맡은 역은 주인공 준하(조승우)와 주희(손예진)의 관계를 맺어주는 태수. 태수는 원래 집안에서 맺어준 주희의 약혼자지만 준하와 주희가 사랑에 빠지자 미련없이 둘의 관계를 도와준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검정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그는 189cm의 훤칠한 키, 세련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코믹한 연기를 보여준다. 극 중 두발 검사에 반항하다 선생님에게 가운데 머리를 잘린 ‘고속도로’ 헤어스타일도 선보인다.

최근 가수 ‘노을’의 뮤직비디오 ‘백일간의 시간’을 찍는 등 천천히 연예계에서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개봉을 앞두고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지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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