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연말연시에 쏟아질 DVD

극장을 안방에 옮긴 것 같은 DVD의 매력은 그 어떤 미디어보다 강렬하다. 연말연시 DVD 성수기를 앞두고 DVD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대작들이 속속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연말을 달굴 DVD를 미리 소개한다.

▽SF·액션 대작들〓SF와 액션영화는 화려하고 스피디한 영상, 숨 쉴 틈 없이 스피커를 울려대는 사운드로 DVD의 최고 히트 장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 20주년 기념판’ DVD가 최근 발매된 데 이어 조지 루카스감독의 ‘스타워즈: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 15일 국내 상륙한다.

20년 만에 만나는 ‘E.T’ DVD에는 당시 아역배우들의 오디션 장면과 성인이 되어 만난 재회 영상이 담겼다. E.T와 함께 배우는 태양계 탐험과 존 윌리엄스의 공연 실황은 이 타이틀의 압권. ‘스타워즈 에피소드2’도 고화질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만큼 섬세한 화면에 6.1채널의 입체음향이 ‘대작’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 8개의 삭제 장면과 제작진의 해설, 제작과정 소개 등의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실사영화 ‘아바론’과 프랑스 블록버스터 ‘늑대의 후예들 최종판(UE)’,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윈드토커’가 이 달 중 잇따라 출시돼 대작 선두 경쟁을 펼친다. ‘늑대의 후예들’은 150분 무삭제판으로 제작됐는데 스페셜피처(부록)만 해도 3시간 분량. 상세한 제작과정과 삭제장면모음, 스토리보드 보기 코너가 제공된다. ‘아바론’은 컴퓨터게임을 소재로 한 특유의 영상미와 사운드를 담았으며 ‘윈드토커’에선 실제 해병대 훈련에 참여한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2월에는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SE’ ‘맨인블랙(MIB) II SE’ ‘스콜피언 킹’ 등 굵직한 SF·액션영화 DVD가 잇따라 나온다. 특히 내년 1월에는 SF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백투더 퓨처 트롤리지(3부작)’가 국내 출시된다. 주머니 사정을 고민해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박스판·특별패키지〓작품성 높은 박스세트 DVD도 마니아를 유혹한다. 톰 행크스와 스필버그 감독이 공동 제작한 10부작 미국 TV시리즈 전쟁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12일 출시된다. 극장판 뺨칠 정도로 말끔한 와이드영상과 5.1채널의 돌비음향이 지원된다. 데이비드 핀처의 ‘트윈픽스 시즌1’과 뉴요커 미혼여성의 성(性)과 삶을 다룬 ‘섹스 앤 시티 시즌2’ 박스세트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12월에 나올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디렉터스 컷(확장판)’에 대한 열기는 벌써 뜨겁다. 피터 잭슨 감독이 DVD만의 재미를 위해 30분 추가한 재편집판 영화에 7시간여의 스페셜피처가 4장의 디스크에 담겨 재발매되기 때문이다. 2편 ‘두개의 탑’ 개봉에 맞춰 출시되기 때문에 또 한 번 ‘절대 반지’ 열풍이 불 전망이다. 최근 ‘리콜’된 아픔을 겪었던 ‘식스 센스 비스타시리즈’도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담아 다음주에 다시 나온다.

▽애니메이션 DVD〓대원C&A가 출시할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DVD가 기대작들이다. 6편에 걸친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에 이어 12월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우리말 더빙으로 제작과정을 담아 선보인다. 내년엔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등이 연이어 나올 예정.

국내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도 첫 번째 오리지널 영화, 82, 84년 개봉작 등 3편과 김청기 감독의 해설을 담아 박스세트로 나온다. 원본 제작사가 필름을 찾기 위해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까지 다 뒤져 어렵게 제작된 만큼 현존하는 최고의 화질로 태권브이가 부활했다.

또 파라마운트가 이달 초 ‘지미 뉴트론’을 발매한 데 이어 월트디즈니는 ‘덤보 60주년 기념판’과 ‘릴로 앤 스티치’, CJ엔터테인먼트는 ‘스피릿’, 20세기폭스는 ‘아이스에이지’,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스튜어트 리틀 2’를 연말까지 DVD로 내놓을 예정. 어린이를 겨냥한 만큼 영어는 물론 우리말 더빙에 다양한 볼거리를 지원한다.

▽한국영화들〓‘집으로…’ ‘오아시스’ ‘연애소설’ ‘가문의 영광’ ‘폰’ 등 올해 한국 영화 흥행작들이 DVD로 잇따라 출시된다. 제작사들은 영화해설, 제작과정 소개, 배우 인터뷰 등으로 DVD의 소장가치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장개봉 당시의 흥행부진을 DVD로 만회하려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예스터데이’의 출시도 흥미롭다. 무삭제판으로 심의를 받을 예정인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 DVD도 12월 출시작 중 관심거리다.

이 밖에 아시아영화 중에서는 빙의(憑依) 현상을 다룬 ‘비밀’, 소년들의 수중댄스 도전기인 ‘워터 보이즈’(이상 일본), 신세대감각의 공포영화 ‘디 아이 SE’(홍콩)도 눈여겨볼 만한 DVD. 영화는 아니지만 뮤지컬계의 명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의 30년 창작 인생을 기린 뮤지컬기념 공연실황을 담은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 DVD도 놓치지 말아야 할 수작이다.

김 종 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