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SBS '좋은 친구들' 출연진 괴롭히기 심해 눈살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14분


SBS ‘좋은 친구들’(일 오전 10·50)이 ‘연예인 괴롭히기’식의 가학적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MC를 두편으로 나눠 경쟁을 하는 ‘기막힌 대결’ 코너가 연예인 괴롭히기의 주 무대.

9일 ‘와이어 액션 대결’편에서는 특수 옷을 입은 연예인의 몸에 잉크를 잔뜩 바른 뒤 피아노 줄에 매달아 흰 벽에 찍는 등 억지 설정이 가득했다. 피아노 줄에 매달린 연예인의 표정은 웃음보다 서글픔을 풍겼다.

2일 ‘끝말 이어 먹기 대결’편에서는 출연자들이 8시간 동안 20여가지의 음식을 먹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영됐다. 출연자들은 족발 라면 자장면 알탕 등을 쉬지 않고 먹어야 했고 심지어 이들이 토하기 직전의 모습이 부각됐다. 새우젓을 한 번에 들이키고 샐러드 소스를 빨대로 먹은 뒤 나중에는 접시를 핥는 장면도 이어졌다.

또 지난달 18일과 25일 ‘체공시간을 모아라’편에서는 몸이 공중에 떠있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 엽기적 수단들이 동원됐다. 기중기로 사람을 17m 상공까지 끌어올린 뒤 고공낙하를 시키고 이 과정에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연예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두려워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진 팀에게 주는 벌칙도 마찬가지다. 거구의 남자 출연자가 여성 발레복, 마릴린 먼로의 흰 원피스를 입고 나와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하는 등으로 혐오감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가학적 웃음 소재와 억지스런 설정을 비난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일요일 아침, 이 프로그램을 보면 불쾌감을 떨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박재연 담당 PD는 “MC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고공낙하와 와이어 액션과 같은 소재를 빌려왔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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