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영화/설연휴 볼만한 화제작 풍성

  • 입력 2000년 2월 3일 10시 15분


설 연휴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골라 볼까? 이번 연휴에는 선뜻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울 만큼 볼 만한 영화들이 많다. 화끈한 액션에서부터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멜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코미디까지 다양한 10여편의 영화 올 가이드.

▼액션과 모험▼

지난 주말 개봉된 영화 중 관객이 가장 많이 든 영화 1, 2위는 ‘13번째 전사’와 ‘슬리피 할로우’였다. 그만큼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 많다는 이야기.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액션 영화 ‘13번째 전사’는 짜임새는 엉성해도 대규모 전투 장면 등 볼거리가 꽤 있다. 또 팀 버튼 감독의 ‘슬리피 할로우’는 비현실적인 상상을 화면에 옮겨놓아 시각적인 이미지가 탁월한 ‘아름다운’ 공포영화. ‘영상예술’인 영화의 특징을 느껴보고 싶다면 가장 안성맞춤.

3일 개봉되는 ‘비치’는 주연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름만 들어도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릴 팬들이 많을 듯. 디카프리오가 태국 푸켓의 피피레 섬에서 겪는 환상적이면서도 소름끼치는 모험을 그렸다. 완성도는 배우와 감독(대니 보일)의 명성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디카프리오의 미소년같은 매력은 여전하다.

▼눈물과 멜로▼

4일 개봉되는 일본영화 ‘철도원’은 중장년 남성들을 위한 멜로 영화. 평생 하나의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철도원의 쓸쓸한 뒷모습은 펑펑 눈이 내리는 장면과 어우러져 관객을 실컷 울려준다. 반면 ‘사랑과 영혼’처럼 죽은 자와 산 자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성원’은 10대, 20대 초반의 여성용 홍콩 멜로영화. 최루성 화법이 좀 진부한 편인데도 관객이 꾸준히 들고 있다.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정상적인 삶의 궤도를 이탈한 듯한 사람들의 기이한 인연을 다룬 멜로 영화. 눈물샘을 직접 자극하는 장면도 없고, 여장남자 등 기괴한 등장인물들이 낯설지만 묘하게 마음을 뒤흔든다.

시간이 갈수록 관객수가 늘어나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멜로와는 거리가 멀지만,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회한을 거두지 못한 30, 40대라면 눈시울이 뜨거워질 영화. 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눈물과는 거리가 멀지만, 익히 알려진 순애보를 소재로 삼아 판소리 리듬과 영상의 흐름을 결합시킨 파격미가 돋보이는 ‘전위적’인 영화다.

▼웃음과 감동▼

현재 상영 중인 ‘바이센테니얼 맨’은 지난 주말 흥행 순위는 3위였지만 매진 속도는 가장 빨랐다. 상영시간이 좀 길긴 해도 따뜻한 가족용 SF 영화. 또 4일 개봉될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에서 송강호는 ‘넘버3’ 이후 오랜만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한 가족에 입양된 생쥐의 모험을 그린 ‘스튜어트 리틀’은 기술의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털이 물에 젖고 바람에 휘날리는 등 너무 생생한 ‘디지털 생쥐’의 매력이 영화의 엑기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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