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100회째 '아름다운 TV-얼굴' 잔잔한 진행이 인기비결

  • 입력 2000년 1월 9일 20시 35분


코멘트
공중파 TV연예프로이면서도 마치 언더그라운드 스트리트 페이퍼를 연상케하는 MBC '아름다운 TV-얼굴'(화 밤12·20)이 11일 방송 100회를 맞는다.

외주 프로인 '…얼굴'의 장수 비결은 출연자가 100% 연예인이면서도 다른 연예정보 프로와는 뚜렷이 차별되는 은근함에 있다. 스토킹을 방불케하는 공격적인 인터뷰로 한동안 물의를 빚었던 같은 방송사의 프로 '섹션TV 연예 통신'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얼굴'은 분명 인터뷰 프로이면서도 정작 인터뷰어는 없다. 그 흔한 나레이터도 없다. '셀프 카메라' '스타 모놀로그' 등 코너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 출연하는 연예인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이다. 대신 2년 넘게 제작진이 고민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 즉 카메라 위크다. 최근 드라마나 실험적 형식의 다큐멘터리 등에서 사용되는 왕제위이(왕가위) 류의 '핸드 헨드'(카메라 들고 찍기), 원거리에서 달려와 출연자를 극적으로 클로즈업하는 과정을 '저속 촬영'으로 보여주는 시도 등은 공중파 연예정보 프로 중에서는 가장 먼저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굴'의 차별성은 출연하는 연예인의 면면에서도 발견된다. '얼굴 좀 봅시다' 코너에서는 이미 기억 속에 잊혀진 소위 '한물 간' 연예인들의 근황을 소개하면서 재미를 봤다.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 박혜성이 이제는 프로듀서로 거듭나고 잇다는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 그런 예. 본격적인 연예정보 프로가 아닌 '단점'을 역으로 극복한 대목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