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다큐 ‘…우리 사는 세상’ , 선진국 시민운동 소개

  • 입력 1999년 10월 7일 18시 41분


“‘팥없는 찐빵.’ 우리 시민운동의 현실입니다. 역사는 꽤 됐지만 시민운동에 정작 시민이 없거든요.”

시청자의 민원을 TV를 통해 공론화시키는 KBS1 ‘시청자칼럼 우리 사는 세상’의 기획자 이규환 부장PD는 이렇게 말했다. KBS가 12일부터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6부작 다큐 ‘비전21, 시민이 세상을 바꿉니다’(밤10·15)는 이런 ‘불만’에서 기획됐다.

일주일 간의 토론 끝에 “시민운동의 근원지부터 찾아가자”는 데 합의한 제작진은 7월 중순부터 한 달 반 동안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의 시민운동 현장을 6㎜ 카메라에 담아냈다. 연출자 김창조PD는 “국내와 구별되는 선진 시민운동의 특징을 항목별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김PD가 말하는 선진 시민운동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참여의 극대화’. 의회감시가 전문인 미 최대 규모의 시민운동단체 ‘코먼 코즈(Common Cause)’. 맹렬한 활동으로 별명이 ‘경비견(Watchdog)’인 이 단체의 회원 중 절반 가량은 노인이다.

김PD는 “시민운동단체에서 일하며 제대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와 비슷하다”며 “왕성한 대외활동은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행정 업무 등의 대(對)시민활동은 경험많고 경제력있는 노인들이 맡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네덜란드를 본거지로 하는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는 ‘행동대원’은 일반 직장인들이다. 김PD에 따르면 이들은 직장에서 휴가내고 온 사람들이다.

제작진은 시리즈 후반부에서 한국적 시민운동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억척 아줌마’들을 시민운동으로 끌어들여 ‘세력화’‘조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1월23일까지 방송되는 이 시리즈는 ‘시민의 시대’(12일)를 시작으로 ‘어머니의 선택’ ‘나의 직업은 시민’ ‘또다른 시작, 은퇴’ ‘학생의 힘’‘참여하고 싶어요’순으로 방송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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