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회 준비]「브라운관 모의고사」만점겨냥

  • 입력 1997년 8월 24일 20시 12분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동아일보와 KBS가 공동주최하는 대선후보초청 TV토론회를 앞두고 3당 후보들은 일요일인 24일 리허설과 참모들의 전략회의로 하루를 보냈다.》 ▼ 신한국당 이회창후보 ▼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는 24일 여의도 후원회사무실에 나와 예상문답내용을 꼼꼼히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토론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대표는 이번 TV토론이 최근의 지지도 하락을 만회할 중요한 기회라고 보고 29일의 토론일까지는 가급적 다른 일정을 줄이고 틈나는 대로 토론준비에 매달릴 계획이다. 또 2,3차례 정도 스튜디오를 빌려 실전연습도 할 예정이다. TV토론 준비는 대선기획단 산하의 「TV 대책위원회」(위원장 朴成範·박성범의원)에서 전담하고 있으며 당 정책위원회와 여의도연구소가 마련해둔 3백여개 문항에 달하는 문답자료를 기초로 해 보완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대표측은 지난 몇 차례의 TV토론에서 너무 표정이 딱딱해 유권자들에게 친근감을 주지 못했다고 보고 이번에는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대표측 내부에서는 한때 무테안경이 너무 날카로운 인상을 주고 있어 안경을 바꾸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대표측은 특히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논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아버지로서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 시청자들에게 동정을 구한다는 복안을 마련해 놨다. 〈김정훈기자〉 ▼ 국민회의 김대중후보 ▼ 국민회의는 이번 토론회의 모토를 「부드러운 DJ, 리얼 DJ 만들기」로 정했다. 金大中(김대중)총재는 「강성(强性)」 「진보적」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솔직한」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총재는 지난 5일 MBC 「임성훈입니다」에서 유머와 재담을 섞어가며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들에 대해 솔직히 고백한 것이 그동안 지지율이 낮았던 여성층을 파고드는데 도움을 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총재는 또 지난 40여년간 자신이 갈고 닦아온 국가운영론을 밝혀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하고 경제이론에 밝은 趙淳(조순)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실물경제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吳益濟(오익제)씨 월북사건 이후 불거지고 있는 김총재에 대한 「색깔공세」와 「병역 시비」 등에 대해서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명을 통해 쐐기를 박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총재와 TV대책반은 TV토론 준비를 위해 수차례 회의를 가졌다. 또 일요일인 24일에는 대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가졌고 금주 초 최종리허설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생각이다. 〈김재호기자〉 ▼ 자민련 김종필후보 ▼ 자민련은 「金鍾泌(김종필·JP)총재가 출마해도 당선될 것인가」와 「진짜 출마할 것인가」라는 양대 회의론과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협상에서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시달리고 있다. 자민련측은 이번 TV토론을 계기로 김총재의 출마의지를 보다 단호하게 표명함으로써 이같은 회의론을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후보단일화와 관련, 김종필총재가 국민회의 김총재보다 「지지율 팽창계수」가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해 김종필총재로 단일화돼야 한다고 역설할 계획. 만일 여의치 않다면 「단독출마」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천명할 예정이다. 자민련은 25일 당 미디어대책반과 정책위 연석회의를 통해 김총재에게 쏟아질 예상질문들을 정리하고 그동안 TV토론에서 노출된 약점을 적극 보완키로 했다. 특히 김총재가 주장하는 메시지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딱딱하고 근엄한 얼굴표정을 풀고, 유머와 제스처를 가미해 부드러운 김총재의 모습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김총재의 승마 및 검도장면, 자동차 운전장면 등을 방영함으로써 정(靜)적인 모습보다는 「행동하는 JP」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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