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가이 최민수 사막서 『모래바람』…영화「인샬라」촬영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朴元在기자」 터프가이 최민수가 「사막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햇빛에 그을린 구리빛 피부 탓인지 특유의 강렬한 눈빛도 더욱 또렷해졌다. 『9월초부터 10월말까지 두달간을 아프리카 모로코 사막에서 뒹굴었습니다. 원래 피부가 검은 편인데다 사막의 뙤약볕을 쪼이다보니 영락없이 아랍인종 외모로 변하더군요. 지금은 꽤 「정상」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최민수를 사하라사막으로 불러들인 영화는 북한외교관과 남한 여대생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 「인샬라」(이민용감독). 서울에서 온 여대생 이향(이영애)이 밀수업자로 오인받아 쫓기는 신세가 되자 북한의 무술교관 겸 외교관인 한승엽(최민수)이 그녀와 함께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대장정을 펼치게 된다. 『이 영화의 주제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남녀북남(男女北南)」의 사랑입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고온에 음식이나 숙소도 열악했기 때문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서로 격려하면서 견뎌냈지요』 최민수는 『평소 농담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떠맡았다』며 『이영애씨가 여자의 몸으로 고생이 심했을텐데 늘 밝은 낯으로 촬영에 임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인샬라」 촬영현장은 모로코 내륙의 사막접경 지역인 자고라와 에르푸드. 「최고급 호텔」에 시도 때도 없이 박쥐떼가 날아드는 이곳에서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 포도주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털어놓았다. 최민수는 촬영장에서 「말많은 배우」로 정평이 나있다. 감독의 지시대로 움직이기보다는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카메라 위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활발히 편다. 그는 『연기자도 넓은 의미의 스태프중 한명』이라며 『영화는 「공동 창작품」인 만큼 연출자가 시키는대로 찍기만 하는 것은 관객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초 전국을 강타한 SBS 「모래시계」 이후 최민수는 활동이 다소 뜸한 인상을 준다. 『「테러리스트」 「리허설」 「피아노맨」에 꾸준히 출연했는데 대히트작의 그림자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모래시계」의 태수를 능가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할텐데…』 그 때문에 「모래시계」의 김종학 감독과 콤비를 이뤄 내년초 촬영에 들어가는 「쿠데타」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다. 지난 봄 아들을 얻은 최민수는 「인샬라」 촬영을 끝내고 귀국한 직후 모친 강효실씨를 떠나 보내는 아픔을 맛봤다.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많은 것을 잃은 듯한 느낌』이라는 그는 『2세가 생겨서인지 배우로서 어린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중반인 최민수의 시야는 어느새 부쩍 넓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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