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프라 우수한 ‘제조업 강국’ 韓… 차세대 피지컬 AI 사업 무대 주목
젠슨황, SK-현대차 등 전방위 회동
“韓, AI-로봇 뛰어난 제조 허브”… AWS-구글도 韓기업 협력 ‘러브콜’
젠슨 황, 냉면집-야구장 등서 韓 기업인 잇단 만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주말인 7일에도 종횡무진 서울을 누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중구 ‘우래옥’에서 점심 식사를 나눴고(왼쪽 사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에서 시구에도 나섰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에 시타로 화답했다. 뉴스1·두산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7개월여 만에 한국을 재차 방문, 국내 기업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 데는 인공지능(AI)의 다음 격전지인 ‘피지컬 AI’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화학, 스마트폰, 가전 등 거의 모든 산업군의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어 미 빅테크의 이상적인 피지컬 AI 테스트베드(실험장)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도 고도화된 제조 기반이 있지만 미중 패권 전쟁 속에 미국 빅테크와 안정된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기에는 한국만 한 국가가 없다고 본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선, 철강, 기계 등 한국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은 제조업 데이터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가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 “제조 허브 한국” 최적의 실험장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들은 한국을 최적의 피지컬 AI 테스트베드로 보고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피지컬 AI란 기존 디지털 환경에 국한되던 AI가 실제 세상에 나와 사람들이 사는 물리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말한다.
피지컬 AI로는 로봇이 가장 주목받지만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곳곳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제조업 강국에 IT 인프라가 우수한 한국이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황 CEO는 실제 5일 한국에 막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AI와 로봇공학 전문성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제조 허브”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IT 박람회 GTC 타이베이에서 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자율형 반도체 공장을 짓는 비전을 제시했다. 가상 공간에 실제 공장과 설비를 그대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공장 가동 중 나타나는 문제나 비효율을 바로잡고 프로세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3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활용해 서울의 실제 공간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서울 월드 모델’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 AWS·구글도 러브콜
또 다른 빅테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한국의 AI 산업을 겨냥해 2031년까지 12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존 펠턴 AW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AWS 서밋 서울 2026’ 행사에서 “피지컬 AI가 AI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한국은 오늘날 전 세계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개발사 딥마인드는 1월 현대차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첫 성과로 4월 구글의 로봇용 AI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탑재한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에 SK, 현대차, LG, 두산, 네이버, 크래프톤, NC 경영진과 전방위 회동에 나선 것도 빅테크와의 경쟁 속에서 한국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로 급격히 성장했지만 이에 맞서 구글이 브로드컴과 함께 설계, 개발한 텐서프로세서(TPU)가 부상하고 AI 추론 시장 확대로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목받는 등 반도체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어 차세대 시장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엔비디아가 지금까지 AI 칩에서는 절대강자였지만 제조 역량이 중요한 피지컬 AI에서는 파트너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성장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