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현대건설, 5구역 미래 청사진 공개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5월 18일 17시 44분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홍보관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홍보관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이 압구정5구역 홍보관을 열고 수주 전략을 공개했다. 로보틱스·모빌리티·스마트 운영 시스템에 금융 안정성까지 묶은 미래형 주거 구상이다. 최근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이 브랜드 경쟁을 넘어 공사기간 현실성, 금융 조달 구조, 실제 사업 수행 능력까지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신뢰와 책임’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압구정=현대… 14조 원 안팎 거론되는 상징 사업

압구정 재건축은 서울 정비사업 중 상징성이 가장 큰 사업으로 꼽힌다. 2~5구역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10조 원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최대 14조 원 안팎까지 거론된다. 사업비 자체보다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 시장의 주도권과 건설사 브랜드 이미지를 가르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크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더 특별한 사업지다. ‘압구정 현대’라는 브랜드 역사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2구역 시공권을 확보했고, 3구역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압구정 일대를 하나의 ‘현대 브랜드 벨트’로 묶으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5구역 홍보관 역시 압구정역부터 압구정로데오역·로데오거리·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한강변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설명했다.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창호 체험 공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창호 체험 공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홍보관 가보니…마감재보다 시스템 강조

홍보관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됐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홍보관으로, 2층은 DL이앤씨, 3층은 현대건설이 각각 공간을 꾸렸다. 현대건설은 ‘OWN THE NEW’ 비전 아래 조합원 대상 사업설명회와 도슨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DRT(수요응답교통) 기반 모빌리티 라운지가 먼저 눈에 띈다. 이용자 호출에 따라 노선과 시간이 실시간 조정되는 이동 시스템을 4면 영상으로 구현했다. 압구정5구역에서 압구정역, 현대백화점, 주요 생활권으로 이어지는 가상 이동 동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중앙에는 광역 모형과 1대150 규모 단지 모형이 놓였다. 영국 건축그룹 RSHP(Rogers Stirk Harbour+Partners)가 설계를 맡았다고 한다. 빛의 기둥을 형상화한 외관과 한강 조망을 특화한 설계가 특징이다.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로보틱스 라이프 공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로보틱스 라이프 공간. 현대건설 제공.

현장 분위기는 고급 마감재 자랑보다는 시스템 설명 위주였다. 이동·보안·커뮤니티·관리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한 주거 모델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설명 비중이 쏠렸다.

로보틱스 라이프(ROBOTICS LIFE) 공간에서는 로봇주차·전기차 자동 충전·배송·안전 관리 로봇 등을 하나로 묶은 생활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주차 서비스와 나노 모빌리티, 무인 소방 로봇 등이 포함됐다. 현대자동차 로보틱스 사업부 심수민 팀장은 홍보 영상에서 “미래 기술처럼 보이지만 향후에는 로보틱스 기반 서비스가 주거 환경의 새로운 스탠다드가 될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은 이동·안전·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 홍보관에 전시된 단지 모형도. 현대건설은 한화와의 협업을 통해 갤러리아백화점과 연결되는 생활권 구상을 강조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 홍보관에 전시된 단지 모형도. 현대건설은 한화와의 협업을 통해 갤러리아백화점과 연결되는 생활권 구상을 강조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스카이라운지·인피니티풀·록시땅 스파…커뮤니티도 ‘압구정급’

커뮤니티는 드롭존과 컨시어지 로비, 라이브러리, 퍼스널 워크룸, 셰프 다이닝룸, 가든 카페테리아, 콘서트홀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건설은 특히 주요 커뮤니티 시설을 하나의 층에 집중 배치해 차량 이동 동선과 분리된 공간으로 조성하는 점을 강조했다. 주차장 진출입이나 차량 통행 간섭 없이 입주민들이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상층부에는 스카이라운지와 스카이리버스위트, 60m 길이 인피니티풀, 웰니스 스파·사우나가 들어선다. 스파에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 록시땅(L’OCCITANE)과 협업한 ‘with 록시땅’ 콘셉트를 적용했고 프라이빗짐과 필라테스 공간, 순환형 트랙 ‘더 써클420’, 골프연습장, 게스트룸, 농구장 등도 포함됐다.

조경은 세계적 조경 설계 그룹 MVVA가 맡았다. 곡선형 보행 동선과 수경시설, 문화 공간을 연결해 단지 내부를 차량 중심이 아닌 보행 중심 공간으로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스터피스 뮤지엄 아트리움 파크, 리플렉션 포레, 더 플로팅 산책공간, 더 멜로디 워터풀, 헤리티지 가든, 히든 보타닉 등이 제안됐다.

MVVA 공동대표 매튜 어반스키는 “일상적 동선과 시선, 프라이버시, 사계절의 변화를 모두 담아내는 공간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조망 설계에는 독일 슈코(Schüco) 창호 기반 ‘ZERO WALL’을 적용했다. 측벽을 최소화해 최대 13m 폭 한강 조망과 240도 파노라마 뷰를 확보한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5구역이 2·3구역 대비 시세와 규모 면에서 열세라는 시각을 의식하는 분위기였다. 대신 갤러리아백화점과 압구정 로데오 상권 인접성, 소규모 단지에서 가능한 고급화 전략을 앞세웠다. 설명회에서는 “5구역도 압구정 현대의 미래를 대표하는 단지로 만들겠다”는 말도 나왔다.

현대건설이 압구정5구역 홍보관에 마련한 광역 모형도. 압구정역과 압구정로데오역, 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한강변 생활권 등을 하나의 미래형 생활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담았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이 압구정5구역 홍보관에 마련한 광역 모형도. 압구정역과 압구정로데오역, 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한강변 생활권 등을 하나의 미래형 생활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담았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공사비 1조4960억… 금리 상승분·대출 리스크도 현대건설이 부담

현대건설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약 1조4960억 원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약 1927억 원 규모의 특화 설계 비용을 별도 청구 없이 공사비 안에 묶었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에서 특화 항목은 통상 기본 공사비와 별도로 책정돼 사업이 진행될수록 조합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현대건설은 이를 처음부터 하나로 묶어 제시했다.

특화 항목에는 ZERO WALL 240도 파노라마 조망, 17m 하이 필로티, 더 써클420, 로보틱스 특화 설계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대안설계 인허가 비용, 공사비 검증 비용, 커뮤니티 집기·초기 운영 비용, 전용 서비스 ‘A.PT(Apgujeong Private Table)’ 운영 비용, 홈페이지 구축 비용까지 반영했다. 상가 건축 공사비 제로, 기둥식 구조 100%, 조경 특화 비용 100억 원 이상 투자 조건도 함께 제시됐다.

금융 조건에서는 전체 사업비에 COFIX+0.49% 확정금리를 제안했다. 실제 조달 금리가 이를 넘으면 초과분은 현대건설이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필수 사업비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까지 포함해 확정금리를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합원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에도 동일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이주비 금리가 기본 이주비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추가 분담금은 입주 후 최대 4년(2+2년)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했고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조합원에 대해서는 현대건설이 직접 책임 조달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단지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조합원홍보관에 마련된 단지모형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공사기간 67개월… “압구정은 미래를 보고 짓는 사업”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기간은 67개월이다. 경쟁사 DL이앤씨가 제시한 57개월보다 10개월 길다. 현대건설은 한강 인접 지역에서 지하 5층 굴착과 최고 68층 초고층 시공이 동시에 이뤄지는 고난도 현장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초고층 콘크리트 타설과 외장·설비 공정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공사기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설명회에서는 초고층 시공 실적과 도시정비사업 사례도 함께 제시됐다. 현대건설 측은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이 짧은 공사기간과 파격 금융조건 경쟁으로 흐르면서 실제 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하 현대건설 압구정재건축 사업팀장.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박성하 현대건설 압구정재건축 사업팀장.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박성하 현대건설 압구정재건축 사업팀장은 “공사비 상승과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결국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조건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압구정은 단순히 빨리 짓는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을 바라보고 미래 기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반포 개발 당시 수준에 머무르는 방식으로는 압구정의 미래 가치를 담아낼 수 없다고 본다”면서 “상품성과 미래 주거 방향성 측면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