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비트코인(BTC) 총 62만 개를 잘못 지급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2026.2.8 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대규모 오지급 사고로 거래소 신뢰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입법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 중인 국내 IT 기업들은 ‘빗썸발 악재’로 입법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합병을 추진 중인 네이버는 웹3(블록체인 기술 등을 통한 분산형 인터넷) 시장 선점과 네이버페이를 활용한 스테이블코인 유통 인프라 구축을 구상 중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사의 가상자산 인프라와 네이버페이 결제망이 연계될 경우 네이버 커머스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한 구조를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34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페이 생태계에서 네이버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유통하는 식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페이의 차세대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 검토 중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올 수밖에 없는 밀물 같은 것”이라며 “카카오페이도 기회가 생기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판단 하에 여러 사용 사례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개인 간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지불수단으로 활용해 안전 거래를 지원하거나, 팬덤 토큰과 결합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프로그램 등을 구상 중이다. 게임머니 충전을 앱스토어가 아닌 게임 내 웹3 지갑을 통해 직접 충전해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 등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빗썸 사태로 인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법제화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연말을 목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가상자산 발행(ICO) 허용, 상장 심사 기준 통일 등을 골자로 한 기본법 입법을 매듭지을 계획이었으나 논의는 해를 넘겼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 이견뿐만 아니라 업계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정부 단독 입법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금융에 보수적인 일본도 이미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시작했고, 유럽도 법안은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빗썸 사태로 시장 진출이 더 늦어지는 건 아닌지 경쟁력 약화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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